北, 초강력 대북제재법 채택 美하원에 항의 서한

입력 2017-05-12 14:18   수정 2017-05-12 15:34

北, 초강력 대북제재법 채택 美하원에 항의 서한

최고인민회의 외교위, 부활 후 첫 공개활동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북한이 이달 초 미국 하원에서 통과한 '초강력' 대북제재법에 대해 항의 서한을 미 하원에 보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회는 이날 "2017년 5월 4일 미합중국 국회 하원이 북조선 차단과 제재현대화법(HR 1644호)을 채택한 데 대하여 강력히 규탄하고 전면 배격한다"는 항의 서한을 미국 하원 앞으로 보냈다.

서한은 "상기 법의 채택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신성한 자주권과 공화국 공민들의 생존권을 엄중히 침해하고, 주권평등과 내정 불간섭과 같은 유엔헌장과 국제법의 제반 원칙들을 난폭하게 유린하는 가장 극악한 반인륜적인 행위"라고 비난했다.

또 "수십 년간의 조미(북미) 적대관계의 근원과 조선반도(한반도) 핵 문제의 본질에 대한 미국 정치인들의 무지로부터 나온 또 하나의 반공화국 적대시 정책의 산물"이라며 "오히려 조선반도 핵 문제 해결에서 스스로 자기 발목을 얽어매게 될 것"이라고 강변했다.

이어 "미합중국 국회 하원이 진정으로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보장, 조선반도 핵 문제의 해결을 바란다면 조미 적대관계 청산과 관련한 법안 수립과 같은 문제나 연구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미합중국 국회 하원은 남의 나라 일에 제 나라 법으로 간참(참견)하고 압박하는 길로 나가는 경우 그 결과가 어떠한 비참한 후과를 가져올 것인가를 그려볼 줄 알아야 할 것"이라며 "푼수에도 맞지 않는 대조선(대북) 적대시 법안들을 만들어 낼수록 이에 대처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핵 억제력 강화 속도는 상상할 수 없이 빨라지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회의 항의 서한은 지난달 제13기 5차 회의를 통해 19년 만에 부활한 뒤 첫 공개활동이다.

북한은 동유럽 사회주의가 잇따라 붕괴하던 1989년 11월 서방국가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활로를 찾고자 입법기구인 최고인민회의 산하에 외교위원회를 신설했으나 1998년 9월 김정일 1기 체제 출범과 함께 헌법을 개정하면서 이를 폐지했다.

지난달 19년 만에 다시 신설된 외교위원회의 위원장으로는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국제 담당 부위원장이 선출됐다.

외교위원으로는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리룡남 내각 부총리, 김정숙 대외문화연락위원회 위원장, 김동선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정영원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 중앙위원회 비서 등이 포진했다.

앞서 미국 하원은 지난 4일 본회의를 개최해 지난 3월 외무위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대북 차단 및 제재 현대화법(H.R.1644)'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한 바 있다.

공화·민주 양당이 초당적으로 공동발의한 이 법안은 북한의 군사와 경제의 젖줄인 원유 및 석유제품 수입을 봉쇄하는 것은 물론 북한 노동자 고용 금지, 북한 선박 운항 금지, 북한 온라인 상품 거래 및 도박 사이트 차단 등 전방위 대북제재 방안을 담고 있다.

redfla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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