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검찰, 4명 거론하며 "이 시각부터 형사소추 시작" 성명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미국과 한국의 정보기관이 북한 최고 수뇌부에 대한 테러를 시도하려다 적발됐다고 주장하는 북한은 12일 이병호 전 국가정보원장 등의 실명을 언급하며 '테러범'에 대한 형사소추를 시작하겠다고 주장했다.
북한 중앙검찰소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의 최고 존엄을 노린 특대형 국가테러 범죄의 조직자, 가담자, 추종자들에 대한 형사소추를 이 시각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관영매체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성명은 "공화국 형법 제8조에는 공화국 영역 밖에서 공화국을 반대하였거나 공화국 공민을 침해한 다른 나라 사람에게도 이 법을 적용한다고 규제되어 있다"며 "우리의 최고 수뇌부를 노리고 감행한 특대형 국가테러 범죄의 조직자, 가담자, 추종자들은 국적에 관계없이 모두 공화국 법의 형사소추 대상들"이라고 주장했다.
성명은 미 중앙정보국과 우리 국가정보원이 북한에 침투시킨 테러범죄 일당을 적발해 그 진면모가 낱낱이 드러났다고 주장했지만, 체포된 자들의 실명이나 진술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성명은 "미 중앙정보국의 조직자들과 남조선 전 국정원 원장 이병호, 국정원 팀장 한가놈(한모씨), 국정원 요원 조기철, 청도나스카상무유한공사 사장 허광해 놈들은 마땅히 공화국 형법에 의하여 가장 무거운 형사책임을 져야 할 대상들"이라고 언급했다.
북한 매체들은 이병호 현 국정원장을 전 국정원장으로 호명했다. 이 원장은 지난 10일 새 국정원장으로 내정된 서훈 전 국정원 3차장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때까지 재임한다.
그러면서 "미국과 남조선은 우리 공화국의 최고 수뇌부를 노리고 감행한 특대형 국가테러범죄의 조직자, 가담자, 추종자들을 지체 없이 체포하여 우리 공화국으로 넘겨야 한다"고 요구했다.
성명은 북한 형법과 유엔 협약 등을 거론하며 자신들의 주장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합리화하며 "특대형 국가테러 범죄의 조직자, 가담자, 추종자들을 마지막 한 놈까지 모조리 법정에 끌어내어 공화국의 이름으로 무자비하게 처형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5일 국가보위성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미 중앙정보국과 남한의 국정원이 최고 수뇌부를 상대로 국가테러를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정의의 반테러 타격전이 개시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북한은 전날 평양주재 외교 사절들을 불러 같은 주장을 재차 펼치고, 장문의 비망록을 통해 테러시도 행위가 전대미문의 참패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선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정원은 북한의 이런 주장에 대해 "아는 바 없는 내용"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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