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 아주, 기묘한 날씨 = 2011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뒤 눈이 내리자 노동신문은 "김정일 수령 동지는 하늘에서 내려준 분이라 하늘마저도 수령님의 떠나심에 눈물을 흘린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날씨에 과도하게 의미를 부여하며 정치적 선전에 이용하는 사람들이 아직 존재한다. 매일매일 옷차림부터 미세먼지에 대한 걱정, 상품 마케팅까지 날씨는 우리 삶과 뗄 수 없는 관계다.
미국 뉴욕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저자 로런 레드니스는 기상현상을 둘러싼 읽을거리와 일러스트를 결합한다.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빈과 찰스 왕세자가 영국령 뉴펀들랜드에서 신비로운 안개에 갇혔던 일화, 베트남 전쟁 당시 인공강우로 북베트남군 보급로를 차단한 미국 물리학자 이야기 등 날씨에 얽힌 특별한 경험들을 소개한다.
겨우내 지평선 위로 한 줄기 태양광선도 올라오지 않는다는 북극해의 스발바르 제도,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바다 위 무풍지대 등 그 자체로 신비롭고 기이한 기상현상도 담겼다. 몽환적 느낌의 일러스트는 독자가 직접 경험하지 못한 날씨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푸른지식. 김소정 옮김. 272쪽. 2만2천원.
▲ 자본주의 = 정치경제학자인 데이비드 코츠 미국 웨이크포레스트대 석좌교수가 자본주의의 기본 개념과 변화 과정을 살피며 자본주의의 장단점과 성과, 한계를 설명한다.
책은 자본주의의 기본 개념을 설명한 뒤 자본주의의 유형을 시장 주도 자본주의, 타협적/합의적 자본주의, 발전국가형 자본주의, 국가소유/통제 자본주의로 분류한다. 이어 노동자와 노동운동의 관점에서 '아래로부터의 자본주의'를 논하고 오늘날의 자본주의를 이해하는 패러다임으로 자유주의, 사회개혁주의, 마르크스주의를 소개한다. 또 자본주의가 임금과 노동자, 복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자본주의의 미래를 전망한다.
저자는 정체된 성장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또 한 번의 산업혁명이 필요하고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공정책을 통해 자본주의와 시장을 제한할 필요가 있음을 암시한다. 그러나 불평등의 심화가 경제성장을 저해한다는 점에서 성장을 위해서는 불평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언론사 기자 출신으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따고 현재는 한림대에서 강의하고 있는 심양섭씨가 옮겼다.
명인미디어. 322쪽. 1만3천원.
▲ 니들이 엿 맛을 알어? = 국립중앙박물관 디자인실에서 일하는 박현택씨가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맛과 음식에 대한 추억과 단상을 구수한 입담으로 풀어놓는다. 책에는 '박현택의 음식구라방'이란 부제가 붙었다. 최초의 한글 요리책 '음식디미방'을 패러디한 제목이다.
저자에게 음식은 추억과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는 존재다. 소반을 보면 고향을 향한 그리움이 밀려오고 단팥빵과 핫도그는 이제는 소식이 끊긴 초등학교 선생님과 옛 친구의 얼굴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저자는 음식 관련 방송프로그램이 폭주하고 소셜미디어에 각종 맛집과 음식 이야기가 쏟아지는 세태를 비판하며 "미식에 대한 각종 미사여구와 그럴듯한 수식이 난무하고 있지만, 맛이란 내게 그리움"이라고 말했다.
컬처그라퍼. 220쪽. 1만5천원.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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