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낙연 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절차가 곧 본격화한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2일 "총리지명자 청문 자료 준비가 완료돼 총리 청문 요청서를 오늘 오후 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청문 요청서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지명한 취지를 서술한 인사청문요청사유서와 이 후보자의 재산 내용, 본인과 자녀의 병적기록, 세금체납, 범죄경력 여부 등을 증명하는 서류가 첨부된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임명동의안 제출 뒤 20일 이내에 인사청문 절차를 마쳐야 한다. 시기적으로는 다음 달 초가 되는 셈이다. 이 기간 이 후보자는 능력과 자질, 국정철학 등을 전방위로 검증받아야 한다. 경우에 따라 개인 신상에 관한 의혹이 제기돼 곤욕을 치를 수도 있다.
이번 인사청문은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철저한 검증과 신속한 처리가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게다가 국회에서 정상적으로 간다 해도 새 정부 조각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 황교안 전 총리가 사임하면서 국무위원을 제청해야 하는 총리가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국정의 조기 정상화를 위해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제청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인사혁신처와 법제처 등도 유 부총리의 제청권 행사가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놓고 있다. 최악에는 이런 식의 절차를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새 정부의 조각치고 옹색하다는 인상을 피할 수 없고, 책임총리제의 취지도 살리기 어렵다. 윤 수석은 "구체적으로 논의된 적은 없으나 새로 임명된 총리가 제청권을 쓸 수 있게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은 상징성이 크다. 새 정부 내각 인선의 퍼즐을 꿰는 첫 수순일 뿐 아니라 지난 대선의 화두였던 협치의 실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시험대이기 때문이다. 야당도 이 후보자에 대해 긍정적인 분위기인 것 같다. 과거 흔했던 흠집 내기나 발목잡기 청문회에도 일단 선을 긋고 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정우택 원내대표도 이런 원칙을 강조하면서 "이 후보자가 통합 정치를 실현할 수 있는지, 도덕적 자질과 인성을 가졌는지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자의 경우 내정되자마자 검증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봐야 한다. 아들의 군 면제 의혹이 불거진 것이 그 사례다. 이 후보자는 "입대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했으나 규칙상 어렵다는 판정을 받았다"면서 "국방의 의무를 다할 수 있게 해달라고 병무청에 요청하기도 했다"며 탄원서를 공개했다.
청문 과정에서 또 어떤 의혹이 불거질지는 알 수 없다. 빈틈없고 철저한 검증은 인사청문의 본질이기도 하다. 다만 최순실 사태에 따른 장기간의 국정 공백을 조기에 수습해야 한다는 당위성만큼은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내각의 완비를 위해선 이 후보자에 대한 인준이 선결 요건인 만큼 총리직 수행이 불가능할 정도의 흠결이 아니라면 서둘러 인준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굳이 20일을 다 채우려 할 필요도 없다. 청문 강도는 높이되 속도도 배가하는 인사청문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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