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졸음운전 대형 참사"…영동고속도 봉평∼둔내 '마의 구간'

입력 2017-05-1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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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졸음운전 대형 참사"…영동고속도 봉평∼둔내 '마의 구간'

2012년부터 5년 간 40여건 발생·10명 사망 240여명 부상

(평창=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영동고속도로 상행선 봉평 터널∼둔내 터널 구간이 대형 교통사고가 잦은 '마의 구간'이라는 악명을 사고 있다.

작년 7월 관광버스 등 5중 추돌사고로 42명(사망자 4명)의 사상자가 난 대형 참사에 이어 지난 11일 버스가 승합차를 추돌하는 노인 8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참사가 났기 때문이다.

13일 강원지방경찰청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영동고속도로 봉평 터널과 둔내 터널 부근에서 40여 건의 사고로 10명이 숨지고 240여 명이 다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또 소방 당국에서 최근 5년간 영동고속도로 봉평 터널과 둔내 터널에서 이송한 교통사고 환자는 각각 126명과 36명이다.

이는 영동고속도로 사상자의 절반이자 도내 고속도로 중 32%에 해당하는 수치다.

사고 발생 시간대는 낮 12시∼오후 5시가 전체의 48%를 차지했다.

봉평∼둔내 터널에 이르는 20여㎞ 구간이 이른바 교통사고 '마의 구간'이라고 불릴 만하다.


최악의 참사는 작년 7월 17일 오후 5시 54분께 평창군 봉평면 영동고속도로 인천방면 180㎞ 지점에서 발생했다.

당시 졸음운전을 한 관광버스 운전자는 속도를 줄이지 못한 채 시속 91㎞로 질주하다 앞선 승용차 5대를 잇달아 추돌했다.

당시 사고로 20대 여성 4명이 그 자리에서 숨지고 38명이 다쳤다.

경찰은 봉평 터널 참사를 계기로 지난달 17일부터 봉평 터널 전 1㎞∼둔내 터널 후 3.5㎞ 지점 총 19.4㎞ 구간에서 구간 과속 단속을 시행 중이다.

도로공사와 협조해 봉평 터널 입구 등에 안전 시설물을 보완 설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 11일 봉평 터널 참사와 여러모로 흡사한 졸음운전 참사가 또 났다.

사고가 난 시각은 졸음운전 취약 시간인 오후 3시 28분이었다.


평창군 봉평면 진조리 영동고속도로 인천 방향 173.6㎞ 지점 둔내 터널 인근을 운행하던 버스가 앞서가던 스타렉스 승합차를 추돌했다.

사고 당시 도로공사 CCTV 영상을 보면 사고 버스는 둔내 터널을 1㎞가량 앞둔 지점에서 2차로를 운행 중이었고, 앞서 운행 중이던 사고 승합차를 비롯한 차량 3∼4대는 약간 서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고 버스는 앞선 서행 차량과 달리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진행 속도 그대로 주행하다가 노인 등 9명이 탄 사고 승합차를 들이받아 참사로 이어졌다.

이 사고로 승합차에 타고 있던 60∼70대 노인 4명이 숨지고 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봉평∼둔내 터널 구간에서 대형 참사가 잇따르자 경찰은 12일 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등과 합동으로 현장점검을 벌였다.

현장점검에는 관계기관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시각적인 졸음방지 시설뿐만 아니라 청각적인 시설도 보강하기로 했다.

도로 선형 등 시설 개선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경찰 관계자는 "영동고속도로 상행선 구간에서 졸음운전 참사가 잇따라 대대적인 예방 캠페인을 펼칠 계획"이라며 "도로 선형과 시설 보강 등 후속 대책 마련으로 더는 안타까운 사고가 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j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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