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연합(EU)은 지난 3월 EU 역외에서 이뤄지는 EU의 군사활동을 총괄하기 위해 군 지휘부(MPCC)를 창설하기로 합의했지만,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앞둔 영국의 반대로 아직 진척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12일 전해졌다.
EU의 외교 소식통은 언론 인터뷰에서 EU가 독자적인 군사작전 역할을 갖도록 하자는 제안에 대해 영국이 반대하고 있어 MPCC 창설이 막혔다고 말했다.
앞서 EU는 지난 3월 개최된 외교·국방 장관회의에서 수개월 동안의 협상을 통해 현재 자위권 이외의 무력사용이 금지된, 말리와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소말리아에서 수행하고 있는 EU 민·군 훈련임무를 관장하는 MPCC를 창설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EU는 이 합의를 법률로 만들기 위한 조문화 작업에 착수했으나 영국이 내달 8일 총선과 브렉시트 협상 착수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 난항에 빠졌다.
익명의 EU 관계자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여전히 영국 친구들과 타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이것(MPCC)이 영국에서 어떻게 비칠지 아주 민감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EU 외교 장관들은 오는 15일 브뤼셀에서 만나 MPCC 창설에 대한 진전을 검토할 예정이고, 국방 장관들도 오는 18일 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EU 회원국들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 안보에 대해 미국의 서약 이행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는 만큼 유럽이 독자적인 군사적 역할을 늘려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EU는 MPCC 창설이 'EU군(軍)'을 창설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라는 점을 주장하고 있으나 영국은 EU가 독자적인 군대를 가질 경우 미국 주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약화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EU는 MPCC를 창설하더라도 독자 사령부를 갖추고 무력을 사용하고 있는 두 작전은 MPCC에 포함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EU는 현재 밀수업자들에 의한 난민의 불법적인 유럽행을 막기 위해 중부 지중해에서 '소피아작전'과, '아프리카의 뿔' 지역에서 해적을 소탕하기 위한 '애틀랜타작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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