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고점 대비 최고 70% 급락…정책 관련주 '들썩'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지난해 말 탄핵 정국 때부터 널뛰던 정치 테마주들이 19대 대통령 선거가 끝나자 일제히 '추풍낙엽' 신세로 전락했다.
대선 출마자의 인맥과 관련된 '정치인 테마주'들은 각 당 후보 윤곽이 드러난 3월 말을 전후로 고점을 찍은 이후 대부분 하락세를 보였다.
대선이 끝난 뒤에는 관련 후보의 당선 여부와 관계없이 거품이 꺼지면서 일부 종목은 고점 대비 70% 넘게 급락했다.
'문재인 테마주'로 꼽힌 우리들휴브레인[118000]은 지난 12일 종가 기준 3천590원으로 3월29일 기록한 연중 고점 1만2천900원(종가)보다 74.2% 하락해 반 토막 이하로 주저앉았다.
대표적인 '안철수 테마주'인 안랩도 3월 말 14만7천300원까지 치솟았다가 12일엔 5만6천원으로 61.8%나 추락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관련주로 분류되던 세우글로벌과 두올산업[078590]도 각각 연중 고점 대비 55.7%와 47.5% 미끄러졌다.
지난 3월 31일부터 4월 28일까지 5당 대선후보와 주요 정책공약 관련주 86개 종목의 시가총액 합계 추이를 보면 3월 말 11조9천940억원에서 지난달 28일 9조3천899조원으로 21.7%(2조6천41억원) 감소했다.
이들 종목의 주가는 이 기간 평균 16.2% 하락했다. 86개 종목 주에서 주가가 내린 종목이 68개(79%)에 이른다.
정치인 테마주의 몰락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이들 종목은 기업 실적이나 미래가치와 상관없이 회사 경영진·임원과 특정 후보간 직·간접적 인연을 이유로 테마주가 됐기 때문이다.
증시에선 대선 이후 정치인 테마주 대신 남북경협이나 4차 산업혁명, 4대강 복원, 미세먼지 해소 등 새 정부 정책과 관련된 '정책 테마주'들이 부상했다.
개성공단 입주업체인 신원은 대선 다음 날인 10일 상한가를 기록했고 대북 송전주인 이화전기도 대선 후 2거래일 동안 40% 넘게 오르면서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됐다.
4대강 복원 수혜주로 꼽히는 자연과환경[043910]은 대선 이후 2거래일간 23.8% 상승했다.
이밖에 크린앤사이언스와 성창오토텍[080470] 등 미세먼지 관련주들도 문재인 대통령의 저감 공약과 최근 높아진 미세먼지 수치의 영향으로 대선일을 전후로 급등세를 보였다.
그러나 정책 테마주는 정책 수혜주와 궤를 같이하지만, 실제 정책보다 막연한 풍문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
이 때문에 새 정부 정책이 구체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르게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2012년 제18대 대선 당시 녹색성장 정책 수혜주로 주목받던 코스닥시장 상장 전기차업체인 A사는 실적악화로 결국 상장 폐지됐다.
또 노인용 기저귀를 생산하는 화장지 제조업체를 '노인복지 테마주'로 추천한 B씨는 거짓 풍문을 유포해 50억원의 매매차익을 챙긴 혐의로 검찰에 고발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은 50개가량의 정책 테마주 종목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며 정책과 직접적인 연관성 등을 확인하지 않고 '묻지마 투자'를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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