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질의에 "무분별한 행동의 결과 분명히 해야"…우회적 이견 표시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미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상포럼에 북한을 초청한 중국에게 '비핵화 대화를 위해 대북 지렛대를 사용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3일 보도했다.
카티나 애덤스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VOA에 "미국은 북한이 진지한 비핵화 대화로 복귀하도록 중국이 자신들의 지렛대(leverage)를 사용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이 방송이 밝혔다.
VOA에 따르면 애덤스 대변인은 각국 정상급 인사들이 참석하는 대규모 국제 행사(일대일로 정상포럼)에 북한을 초청한 것이 적절하냐는 이 방송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애덤스 대변인은 이어 "이(지렛대)는 김정은 정권에게 무분별하고 불법적인 행동에는 정치적·경제적·외교적 결과가 따른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조치도 포함한다"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핵심 글로벌 구상인 '일대일로'를 논의하는 정상급 포럼에 북한을 초청한 것은 현재 국제사회가 가하는 대북압박과 방향이 맞지 않음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애덤스 대변인은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이 중국 외교부에 북한 초청을 우려하는 외교 문서를 보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는 외교적 대화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VOA는 전했다.
일대일로는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 구축을 통해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대륙과 주변 해역을 아우르는 경제권을 건설한다는 중국의 거대 프로젝트다.
중국 정부는 이달 14∼15일 베이징(北京)에서 일대일로 국제협력을 논의하는 정상 포럼을 개최할 예정으로, 러시아·터키·필리핀·이탈리아 등 29개국에서 정상급 인사가 참석한다. 북한에서는 김영재 대외경제상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또 다른 국무부 관계자는 최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북한 당국자와 미국 전문가들의 반관반민(1.5 트랙) 대화에 미국 정부가 어떤 메시지도 전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VOA는 보도했다.
애나 리치-앨런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대화에 참가한 미 전직) 관리들은 개인 자격으로(in their private capacity) 행동한 것으로, 미국 정부의 어떤 메시지도 들고 가지 않았다"고 이 방송에 말했다.
그는 북한 측과 접촉한 미국인들을 추후 면담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전직 미 정부 당국자를 비롯해 다양한 대화 상대와 정기적인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오슬로에서는 지난 8∼9일(현지시간)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국장 등과 싱크탱크 '뉴 아메리카 재단'의 수잔 디매지오 국장, 토머스 피커링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보, 윌리엄 팰런 전 미국 태평양사령부 사령관 등의 '1.5 트랙' 대화가 열렸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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