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비슷한 기간 23타수 11안타…올해 45타수 10안타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미국프로야구 볼티모어 오리올스 김현수(29)의 상황이 '눈칫밥'을 먹던 지난 시즌 초반보다 더욱 나빠졌다.
김현수는 13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 주 캔자스시티의 카우프먼 스타디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방문 경기에서도 선발로 뛰지 못했다.
지난 6일 이래 7경기 연속 선발 타순표에서 빠졌다.
이날 로열스의 선발이 왼손 대니 더피라 좌타자 김현수의 선발 결장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플래툰 시스템'(선발 투수의 좌우 유형에 따라 우타자와 좌타자를 번갈아 기용하는 방법) 신봉자인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은 조이 리카드와 크레이그 젠트리 두 오른손 타자를 코너 외야수로 내보냈다.
김현수는 올해 좌완은 물론 우완 투수가 선발로 등판할 때에도 벤치를 자주 지킨다.
지난해엔 같은 좌익수 포지션을 놓고 리카드 하고만 출전 경쟁을 벌였다면, 올해에는 우타 거포 트레이 맨치니가 가세한 탓에 경쟁률이 심화했다.
외야수, 1루수를 모두 보는 맨치니는 특히 왼손 투수(타율 0.250, 홈런 2개)보다 오른손 투수(타율 0.370, 홈런 5개)의 공을 더 잘 쳐 많은 출전 기회를 얻었다.
늘 승리를 생각해야 하는 감독은 좌우 투수 공을 가리지 않고 장타를 날리는 타자를 선호한다.
홈런 1개를 친 김현수의 장타율은 0.311로 0.648인 맨치니보다 훨씬 떨어진다.
경쟁자의 증가로 김현수가 출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은 기록에서 드러난다.
김현수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행사해 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고 힘겹게 정규리그를 시작했다. 새 외국인 선수가 구단의 마이너리그행 권유를 거부해 팀 분위기를 저해했다고 생각한 팬들이 김현수를 곱게 보지 않았다.
하지만 김현수는 꿋꿋이 난관을 돌파해 지난해 5월 8일 현재 9경기에서 23타수 11안타(타율 0.478)를 쳤다.
오른손 투수가 나올 때만 출전해 올린 성적으로 김현수는 세 차례 멀티 히트(한 경기 안타 2개 이상)를 쳐 타격 재능을 인정받았다.
김현수는 5월 중순 이후 꾸준한 출전 기회를 보장받았다.
그러나 올해에는 12일 현재 17경기에서 45타수 10안타(타율 0.222)로 부진하다. 출전 경기 수는 작년보다 두 배 가까이 많지만 안타 수는 도리어 1개 적다.
멀티 히트를 친 경기는 지난달 9일 뉴욕 양키스와의 일전(4타수 3안타)이 유일하다.
4월에 13경기에 출전한 것과 달리 이번 달엔 4경기, 그것도 선발로는 2경기 출전에 머물면서 타격감각이 뚝 떨어졌다.
미국 언론은 김현수가 꾸준한 출전 기회를 보장받으면 일정 성적을 내는 만큼 볼티모어가 그를 트레이드해야 한다고 권고하지만, 볼티모어 구단은 경청하지 않는 모양새다.
주전에서 배제된 김현수가 부활하려면 각각 1개뿐인 홈런과 2루타 등 장타를 늘리는 수밖에 없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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