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몇 번씩 '찾았다' 소식에 뛰어가 주저앉은 세월호 가족

입력 2017-05-13 14:45  

하루에도 몇 번씩 '찾았다' 소식에 뛰어가 주저앉은 세월호 가족

"자식 찾아 남은 가족과 살 수 있었으면"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 트라우마 심각

(목포=연합뉴스) 형민우 박철홍 기자 = "자식 찾아 이곳을 떠나 살아 있는 우리 딸, 우리 아들 챙기며 살고 싶습니다."


13일 세월호 선미와 중앙 부분에서 '사람 뼈'로 확인되거나 추정되는 뼛조각이 잇따라 발견됐다.

지난 10일 이후 나흘 연속 '기다리는 가족 소식'이 들리지만, 가족들은 마음껏 울지도 못한다.

수습한 유해가 자신의 가족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라도 '결국 9명 모두 찾지 못하면 어떡하나'라는 우려와 다른 부모들 걱정에 울분을 겉으로 드러낼 수도 없다.

그저 매일·매시간 들리는 추가 수습 소식 속에 어느 날엔 가는 내 사랑하는 가족의 이름도 있으리라는 희망에 하루에도 몇 번씩 수색현장으로 뛰어가고 주저앉는 일상을 반복하고 있다.

생존한 단원고 남학생이 세월호 안에서 발견된 자신의 물건을 찾으러 목포 신항을 방문했다가 미수습자 가족을 만나 위로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으나, 가족들은 선뜻 나서지 못했다.

남학생 미수습자 어머니들은 "우리 아들도 지금 살아 있다면 군대 갔겠다", "우리 아들 군대 가면 매일같이 면회 갔을 텐데"라며 그리움만 늘었다.

조은화 양의 어머니 이금희 씨는 "우리 딸이 살아 있더라면 화장도 하고, 엄마 안 닮아 뚱뚱하지도 않고, 똑똑하고 정말 예뻤을 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허다윤 양의 어머니 박은미 씨는 "기자님 제가 얼마 전에 집에 가서 다윤이 물건을 정리하다가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유치원 시절 다윤이가 공부한 그림책 속에 '비행기가 충돌하면, 배가 충돌하면 어떻게 되나?'라는 물음이 있었고, 어린 다윤이는 답에 '죽는다'고 삐뚤빼뚤한 글씨로 적었다.


세월호 가족들은 "돌아오지 못한 가족을 찾느라 집에 있는 또 다른 살아 있는 아들, 딸을 보살피지 못해 어찌해야 할 지 갈팡질팡한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최소한 우리 가족을 찾아 보내주는 부모라도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마음속 분노, 속상함, 울분이 가득 차 어찌할지 모르겠다"며 트라우마를 호소했다.

이날도 주말을 맞아 셀 수 없는 추모객들이 세월호가 철조망 사이에서 보이는 목포신항을 찾아 추모 리본을 달고, 이 모습을 바라보던 미수습자 가족들은 "또 뼈가 발견됐다"는 전화를 받고 추모객들을 헤치며 수색 구역으로 달려갔다.

가족들을 찾으러 뛰어가는 어머니들의 눈은 만감이 교차한 듯 초점이 없었다.

pch8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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