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중국과 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프로젝트를 두고 중국 제국주의설(說)이 제기되고 있다.
과거 인도에 대한 영국과 마찬가지로, 파키스탄에 대해 중국이 제국주의 국가로 군림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3일 이런 내용의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주재 언론인 톰 후세인 기고문을 실었다.
후세인은 기고문에서 CPEC 프로젝트가 2015년 공식 발표된 이후 파키스탄 내 비평가들은 인도를 식민통치한 영국의 동인도회사를 떠올리고 있다면서 새로운 형태의 제국주의라고 주장했다.
중국 신장자치구 카스(喀什)에서 파키스탄 남부 과다르 항까지 3천㎞에 도로·철도·에너지망 등을 구축하는 CPEC 프로젝트가 파키스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사업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국수주의 평론가 자이드 하미드는 지난달 파키스탄 군당국과 정보부에 보낸 경고문을 통해 2007년 이라크에서 비무장 이라크인들을 폭격해 논란을 빚은 민간군사기업 블랙워터가 CPEC 프로젝트를 통해 파키스탄에 침투하려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파키스탄 언론 매체들은 자국 정부가 2015년 CPEC가 지나는 카슈미르 지역 길기트-발티스탄을 자국령으로 통합하겠다고 제안한 배후에 중국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파키스탄이 카슈미르 일부에만 영유권이 있다는 것을 사실상 인정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는 제안을 한 데는 CPEC 프로젝트 성공을 우선시하는 중국의 입김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치 분석가 자베드 시디크는 "중국이 반 중국·파키스탄 세력이 양국간 영토 연결을 방해하기를 원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통합 제안을 주도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카슈미르 내 CPEC 사업이 정치나 카슈미르 분쟁과 관계없다고 반박했다.
중국은 그러면서 인도에도 CPEC 프로젝트 참여를 요구했다.
뤄자오후이 주인도 중국대사는 최근 인도 싱크탱크에 "CPEC 프로젝트가 경제적 협력과 연결성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주권 문제에 연관성이나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자오리젠 주파키스탄 중국 대리대사는 트위터를 통해 CPEC 프로젝트가 새로운 형태의 제국주의라는 의혹을 부인하면서 중국 공안부·외교부에 재확인한 결과 블랙워터 침투설도 거짓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아크람 자카이 전 파키스탄 외교부 장관도 "CPEC 프로젝트에 반대하기 위한 잘 조직화된 캠페인의 일부"라고 일축했다.
자카이 전 장관은 1991년 외교 수장으로서 자신이 길기트-발티스탄을 파키스탄에 통합하는 방안을 처음 제안했다면서 파키스탄 외교·국방정책을 주도하는 군이 1995년 통합 제안을 주도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후세인은 각종 의혹을 무시하더라도 CPEC 프로젝트가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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