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다음 주 사형 집행이 예정된 미국 조지아 주의 한 사형수가 약물주사는 극도의 고통을 수반할 수 있다며 대신 총살형에 처해달라고 요청했다.
살인죄로 기소된 J.W.레드퍼드 주니어는 평소 진통제 가바펜틴을 복용해 왔는데 이로 인해 뇌의 화학적 작용이 많이 변화한 상태여서, 사형집행용 약물인 펜토바비탈을 주사할 경우 일종의 마취 중 각성 상태로 인해 견딜 수 없는 죽음의 고통을 느낄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레드퍼드는 변호인을 통해 미 연방지방법원에 이같은 청원 서류를 제출했다고 미 CNN방송이 13일(현지시간) 전했다.
변호인은 법원에 낸 서류에서 "의뢰인은 총살형 집행(firing squad)이 주사약물 투입에 의해 야기될 수 있는 위험을 제거할 대안적 사형집행 방법이라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레드퍼드는 오는 16일 사형 집행이 예정돼 있다.
이에 조지아 주 법무부는 "총살형이 주사약물 주입에 의한 처형보다 덜 고통스럽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그가 주사약물에 의해 심한 고통을 느낄 것이라는 실질적인 위험 요소도 없다"고 반박했다.
법무부는 피고인이 사형 집행을 불과 5일 남기고 갑자기 진통제 복용 사실을 내세워 처형 방법의 위험성을 제기한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조지아 주에서만 사형 집행의 방식에 대한 이의 제기가 허용된다. 조지아 주에서는 주사약물 투입에 의한 처형 방식만 적용하고 있으며, 법원이 이 방식을 유일한 수단으로 인정했다.
현재 미국내에서 총살형을 인정하는 주는 미시시피, 오클라호마, 유타 등 3개 주 뿐이다.
레드퍼드는 1992년 조지아 주 머레이 카운티에서 이웃 주민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사형을 선고받은 뒤 25년간 집행 대기 상태였다.
앞서 지난달에는 아칸소 주에서 8일간 4명의 사형수에 대한 처형을 집행했다.
아칸소 주는 약물주사제인 미다졸람 사용기한 만료가 임박하자, 17년 만에 처음 같은 날 동시 사형을 집행하는 등 단기간에 다수의 사형수를 처형했다.
지난달 아칸소 주에서 4번째 사형이 집행된 케네스 윌리엄스는 심정지 직전까지 연속해서 15차례 심한 경련을 일으켜 변호인 측이 사형집행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주사약물 투입에 의한 사형 집행 과정에서 사형수가 경련을 일으키는 사례는 대부분 마취제 미다졸람과 관련된 문제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파악하고 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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