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환경정책 뒤집기' 美알래스카 광산 채굴 허용

입력 2017-05-14 03:05  

'오바마 환경정책 뒤집기' 美알래스카 광산 채굴 허용

"일급 연어산지 어족자원 황폐화" 환경단체 거센 반발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세계 일급 연어 어장인 미 알래스카 주 남부 연안의 금·구리 광산에서 광물 채굴을 허용하기로 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표적 환경정책 중 하나로 꼽힌 알래스카 연안 보존 대책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약 4개월 만에 완전히 뒤집힌 것이다.

미 NBC방송은 13일(현지시간) 알래스카 주도 주노 발(發) 보도에서 EPA의 이번 결정을 '급격한 반전(sharp reversal)'이라고 표현했다.

EPA는 광산회사 페블마인 리미티드 파트너십과의 분쟁에서 걸려 있던 알래스카 브리스톨베이 지역의 광산 개발 관련 제한 조처를 철회하기로 합의했다.

브리스톨베이는 전 세계 붉은 연어 어획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연어 산지이자 주요 어족자원 보호 구역이다.

페블마인 최고경영자(CEO) 톰 콜리어는 "우리 회사는 그동안 적정한 절차를 위해 헌신해왔다"고 주장했다.

미 광산업협회(NMA)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받았던 대우와는 달리 광산기업들이 더 공평한 몫을 차지하게 됐다"며 EPA의 조처를 크게 환영했다.

광산업협회 대변인 루크 포포비치는 "이번 조처 때문에 대중이 환경보호상의 위험에 노출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단지 더 효율적인 처리과정을 요청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환경단체들은 즉각 반발했다. 일급 연어 산지의 어족자원을 황폐화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생물다양성환경그룹센터의 대관업무 담당자 브렛 하틀은 "EPA의 환경규제 철폐 입장은 대형 광산회사들에 '지금이 광물을 캐낼 황금 기회'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셈"이라며 "과거에는 퍼밋(채굴권)을 얻기 위해 노심초사했던 이들 기업이 무분별하게 광산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역 경제전문가들은 환경단체들이 추가로 법적 행동에 돌입하면 알래스카 연안 광산 개발 문제를 놓고 법정 다툼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임 오바마 행정부 당시 환경규제 반대의 선봉에 섰던 스콧 프루이트 전 오클라호마 주 법무장관을 환경보호청 청장으로 영입하면서 오바마식 환경규제의 '대못 빼기'를 서두르고 있다.

광산업계와 석탄·유화업계의 이해관계를 전적으로 반영하면서 탄소배출 규제와 생물다양성 보호 등의 이슈는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환경파괴 논란이 거셌던 키스톤XL 송유관, 다코타 대형 송유관 프로젝트 허용 등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23건의 환경규제가 철폐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oakchu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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