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식 직전 행사장서 양측 단장 만나…"북측 남북대화 기대감 갖는 느낌 받아"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중국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이 14일 베이징(北京)에서 개막한 가운데 포럼에 참석한 남북 대표단이 개막식이 열린 중국 국가회의중심에서 짧게 조우했다.
양측 대표단은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을 의식한 듯 별도로 자리를 마련해 대화를 나누지 않았지만, 정부 대표단장인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과 북측 단장인 김영재 북한 대외경제상이 회의장에서 만나 짧은 대화를 나눴다.
박 단장과 김 단장은 포럼 개막식 30분 전인 오전 8시30분께 회의장 내 휴게공간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는 다른 대표단은 동석하지 않았다.
박 단장은 "김 단장과 행사장에서 조우했다"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강력히 규탄했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북측이 남북대화에 기대감을 갖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박 단장은 방중 전부터 중국 현지에서 김 대외경제상을 만날 계획이라고 밝힌 데 이어 베이징 공항에 도착한 뒤에도 취재진에게 일대일로 회의장에서 북한 대표단과 자유롭게 접촉하지 않겠느냐며 회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부 대표단은 개막식과 전체회의 참석 후 오후에 열리는 정책소통(政策溝通), 민심상통(民心相通)에 참석하며, 북 대표단도 비슷한 일정을 소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했고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까지 주재한 상황에서 우리측 정부 대표단이 북한 대표단과 별도로 자리를 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새 정부 첫 긴급 NSC 상임위를 주재하고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북한이 오판하지 않도록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양측 대표단이 설사 만난다 하더라도 운신의 폭이 좁기 때문에 남북 대화를 논의하는 등 남북관계에 극적인 변화를 줄 결과를 도출해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인해 양측 대표단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기에는 상황이 좋지 않다"며 "하지만, 행사일정 상 양측 대표단의 동선이 비슷하기 때문에 짧은 만남이 이어질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 대표단은 15일 중국 국빈관인 댜오위타이(釣魚臺·조어대)에서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을 지낸 탕자쉬안(唐家璇)과 오찬을 겸한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탕 전 국무위원 외에 현직 중국 측 고위인사들과의 면담 계획은 아직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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