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첫 인사청문회…민주당·한국당, 주도권 샅바싸움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고상민 박수윤 기자 = 여야는 14일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장직을 놓고 신경전에 돌입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의 첫 인사청문회를 원만히 이끌어 향후 국정동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위원장직을 선점해 주도권을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해졌다.
반면 제1야당 자유한국당은 대선 이후 여야 대결의 첫 무대인 만큼 원칙과 절차에 따른 '송곳 검증'을 예고하며 위원장직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오는 15일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국회에서 회동한다. 이 자리에서 이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구성 및 청문회 일정 등을 두루 논의할 예정이다.
여야 간 가장 각이 서는 쟁점은 어느 당에서 청문특위 위원장을 맡는가라는 점이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회개헌특위는 자유한국당에서 가져간 만큼 인사청문특위는 민주당 몫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내대표 회동에서 협상할 여지가 있다면 위원장 자리를 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원칙상으로 민주당 총리이기 때문에 우리가 맡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에 갑작스럽게 대선을 치렀고 이번 인사청문회는 이에 따른 총리 인준이기 때문에 야당이 맡는 게 맞다"면서 "또 국민적 시각으로 봤을 때도 검증 차원에서 야당이 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의석수를 기준으로 할 때 인사청문회특위 위원 총 13명 가운데 민주당과 한국당이 각각 5석, 국민의당이 2석, 바른정당이 1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야권 안에서는 이 총리 후보자에 대한 검증 수위가 각 당이 처한 상황에 따라 미묘하게 엇갈린다.
한국당의 경우 대선 이후 여야의 첫 대결이 될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강한 야당'의 면모를 입증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국민의당 역시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 필요성에는 원론적으로 동의하지만, 이 총리 후보자를 무턱대고 반대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당의 정신적 기반인 호남 민심이 전남 영광 출신의 이 후보자에게 우호적인 데다 새 정부가 인수위원회 없이 바로 닻을 올린 특수한 상황에서 총리 인준을 강하게 막아섰다가는 '국정 발목잡기'라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바른정당도 자신들이 표방하는 '건전하고 합리적인 보수정당' 기치에 맞게 반대를 위한 반대는 지양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통화에서 "큰 차원에서 총리 선임이 잘 됐다고 본다"며 "내각을 통할하는 총리 입장에서 지금 필요한 협치나 야당과 소통 자세가 됐는지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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