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인 우월주의자 호주 방문 예정…극우 확산 우려

입력 2017-05-15 10:38  

미국 백인 우월주의자 호주 방문 예정…극우 확산 우려

악명 높은 마이크 이넉, 호주 극우단체 회의서 연설 계획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악명 높은 미국의 백인 우월주의자가 곧 호주를 방문하기로 하면서 호주 일각에서 극우 세력들 사이 연대 및 세 확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 신나치의 주요 인사로 알려진 마이크 이넉은 호주 극우 집단인 '딩고스'(Dingoes)의 초청으로 호주를 찾을 계획이라고 호주 언론들이 15일 보도했다.






이넉은 이번 방문 중 딩고스가 오는 7월 1일 주최하는 콘퍼런스인 '딩고컨'(DingoCon)에 주요 연설자로 나설 예정이다.

이넉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에 큰 힘을 발휘한 극우 성향의 '대안 우파'(alt-right)의 저명인사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도 대안 우파 사상의 지지자로 알려졌다.

이넉이 운영하는 블로그는 '신나치' 웹사이트로 불리기도 하며, 미국 정치잡지 '뉴 리퍼블릭(NR)'은 이넉을 '열렬한 반유대주의자'로 지목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이넉은 지난 1월 한 해커에 의해 실명이 마이크 페이노비치로 밝혀지면서, 유대인 아내를 둔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아내와는 결별했다.

이런 사실이 폭로되면서 이넉이 타격을 받기는 했지만, 그가 운영하는 팟캐스트는 여전히 보통 10만 명을 불러모으고 있다고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전했다.

이넉을 초청한 딩고스의 경우 익명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호주의 '대안 우파'라고 선전하고 있으나, 호주가 백인 국가가 돼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을 거침없이 늘어놓고 있다.

이 단체가 운영하는 팟캐스트에는 마크 래섬 전 노동당 대표나 연립여당인 국민당 소속 조지 크리스텐센 현 연방 하원의원 등 유명 인사가 출연하기도 했다.

이 단체는 특히 오는 7월 콘퍼런스의 입장권 가격을 88 호주달러(7만4천원)로 책정해 주목을 받았다.

백인 우월주의자들 사이에서 88이란 숫자는 HH(Heil Hitler)의 암호로 이용되고 있으며, 이는 H가 알파벳 순서상 8번째인 점에서 비롯됐다.

이넉의 방문 계획이 논란이 되자 크리스텐센 의원은 팟캐스트 출연 당시에는 딩고스에 대해 잘 몰랐다고 해명하고 이넉의 호주 방문을 반대하며 딩고스와의 제휴도 철회하겠다고 물러섰다.

이넉은 아직 호주 당국에 비자를 신청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이민부 측은 비자 신청자의 품성(character)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 비자를 취소하거나 거부할 수 있다고 밝혀 그의 호주 방문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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