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공군 "日초계기 공여제안 받은 적 없다"…中 눈치 때문?

입력 2017-05-15 11:37  

말레이 공군 "日초계기 공여제안 받은 적 없다"…中 눈치 때문?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말레이시아가 일본 해상자위대로부터 노후 대잠초계기를 무상으로 넘겨받기로 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를 말레이시아 공군 당국이 공식 부인하고 나섰다.

15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펜디 부앙 말레이시아 공군참모총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그와 관련해 어떠한 제안이나 공식 결정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보도의 진위를 묻는 말에 "단지 소문에 불과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답했다.

앞서 니혼게이자이 신문 등 일본 언론은 지난 5일 일본 정부가 관련 법률이 정비되는대로 해상자위대의 P-3C 초계기를 말레이시아에 무상으로 주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록히드 마틴이 개발해 일본 가와사키(川崎)중공업이 라이선스 생산한 이 초계기들은 누적 비행시간 1만5천 시간이 넘어 은퇴했지만, 개수 작업을 거치면 다시 1만5천 시간 이상 비행이 가능한 상태다.

말레이시아 공군은 현재 C-130H 허큘리스 수송기 한 대와 쌍발 터보프롭기인 B200T 3대를 정찰용으로 개조해 해상초계에 활용하고 있으나, 자국 해상을 전부 감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은 일본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사국인 말레이시아에 P-3C를 무상 제공할 경우 남중국해를 통한 중국의 해양진출을 견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현지에선 설사 일본이 P-3C 무상공여 제안을 해도 말레이시아 정부가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15년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 국영투자기업 1MDB의 천문학적 부채와 자금유용 의혹으로 궁지에 몰렸을 당시 1MDB 자산을 매입해 구원투수 역할을 하는 등 말레이시아 정치권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말레이시아 역시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저유가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를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첨단 탐지 장비를 갖춘 P-3C를 운용하기에는 말레이시아 공군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말레이시아 전직 군당국자는 "P-3C는 말레이시아의 기존 군사체계에 통합해 운용, 유지하기에는 지나치게 정교한 장비"라고 말했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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