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보도, 텅저우 커융다…"2~3년전 4만달러 상당 판매"
"北위협 해결, 트럼프·문재인 초기 긴장 포인트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북한이 잇따른 시험발사로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기계를 중국의 한 회사가 공급하는 역할을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를 인용해 보도했다.
WSJ은 대북제재를 모니터링하는 유엔패널이 중국의 '텅저우 커융다(科永達) CNC Machine Tools'를 새로운 CNC(컴퓨터 수치 제어) 기계 공급자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회사의 세일즈 매니저는 2~3년 전에 중개회사를 통해 북한에 4만 달러 상당의 기계를 보냈으며, 북한이 더 많은 기계를 올해 구매하기를 원했지만 북·중 관계가 긴장돼 회사가 (북측의 요구를) 거부했다고 WSJ에 설명했다.
WSJ는 북한이 공개한 사진 등을 토대로 북한 내 공장에 설치된 컴퓨터 제어 공작기계 설치 내용을 전했다.
WSJ은 평양으로부터 96㎞ 정도 떨어진 한 공장에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해 삼성전자가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컴퓨터 제어 기계 수십여 대가 미사일이나 핵무기 제조용 원심분리기 등에 사용될 수 있는 정밀 부품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8월 북한 김정은이 이 공장을 방문한 사진에서는 주황색의 로봇 팔(robot arm)을 장착한 CNC 기계가 보였고, 이 기계에는 스위스 엔지니어링 회사인 ABB의 로고가 부착돼 있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ABB 대변인은 북한에 관련 장비를 판매하지는 않았지만, 일부 제품이 북한에 재판매됐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WSJ은 보도했다.
인공위성 이미지와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연구해온 무기 전문가들은 새로운 기계들이 북한의 미사일 공장 어디에서나 존재하는 모습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WSJ은 전했다.
WSJ는 또 북한의 위협을 해결하는 문제가 북한을 압박해 변화를 추구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외교와 경제적 관여를 선호하는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 사이의 초기 긴장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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