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수묵 인물화로 유명한 한국화가 김호석(60)이 인도 뉴델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초대전 '빛 속에 숨다'를 20일부터 개최한다.
인도 정부가 1954년 세운 인도 국립현대미술관이 한국 작가의 개인전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도 이외 지역의 생존 작가 가운데는 독일 출신의 레베카 호른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개인전이다.
김호석은 전시 개막을 닷새 앞둔 15일 간담회에서 2015년에는 인도 국립박물관 단체전, 지난해는 국제아트페어를 통해 자신의 작품이 인도에 소개됐다며 "전통적인 수묵화가 인도의 명상, 사유와 맥이 닿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1979∼2015년에 제작한 그림 53점과 처음 공개되는 신작 회화 30점 등 83점을 선보인다.
다산 정약용, 성철 스님, 노무현 대통령 등 다양한 인물의 영정을 그린 작가는 지난 4년간 개미, 바퀴벌레, 벌, 거미, 붕어 등 작은 생물을 화폭에 담아왔다.
작가는 "지금까지 거대 담론과 인물을 소재로 작품 활동을 했는데, 언젠가부터 소소하고 하잘것없는 미물에도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신작들은 먹 쓰는 것을 절제하고 여백을 살린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작가의 신작 중 붕어를 묘사한 '기억은 기억한다', '잘못된 선택, 올바른 선택'에는 피를 나타내는 붉은색이 칠해졌다.
그는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사람은 진실을 호도할 수 있지만, 피는 진실을 숨기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며 "피는 생명에 대한 존중을 뜻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6월 2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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