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총장·법무부 장관 인선 주목…"뜻밖의 인물 오면 혼란"
김수남 "공정해야 신뢰…절제된 검찰권 행사"…자성 목소리도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방현덕 이보배 기자 = 새 정부가 대대적인 검찰 개혁 추진을 예고한 가운데 김수남 검찰총장이 임기 2년을 못 채우고 퇴임한 15일 검찰 내부는 착잡하면서도 뒤숭숭한 분위기다.
김 총장의 사임은 권력의 눈치를 보는 수사를 차단하겠다며 검찰 개혁을 공약한 문재인 대통령이 그동안 검찰 비판에 앞장선 조국 서울대 교수를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한 직후 결정돼 검찰에 대한 '대수술'이 임박했다는 신호로도 받아들여진다.
검찰 내부에서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며 김 총장의 퇴임을 수용하는 시각과 법으로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이 정권교체와 더불어 사임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재경 검찰청의 한 부장검사는 "검찰총장이 그대로 있다가 나가면 좋은 것"이라면서도 "옛날에 새 임금이 들어오면 영의정 하던 사람도 고향에 내려간 것을 생각하면 (현 상황이) 편안하다"고 말했다.
대검의 한 간부는 "안타깝고 착잡한 심정"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검찰 본연의 업무는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김 총장의 퇴임과 더불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이나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 검찰이 독점한 일반적 수사권의 경찰 이관 등 검찰의 권한 축소가 임박한 것에 대한 불안감과 기대도 교차한다.
조 민정수석은 내년 6월 지방선거 전에 검찰 개혁을 해야 한다고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서울 지역의 한 중견 검사는 "검찰총장 사퇴는 마음의 준비가 돼 있는 일이라서 마음의 흔들림이 크지 않지만 새 검찰총장이나 법무부 장관에 뜻밖의 인물이 임명되면 혼란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윗분들은 검찰 개혁한다고 하면 옛날처럼 평검사 회의가 열릴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금평검사들은 많이 바뀌었다"며 "차라리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와서 확실하게 개혁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눈치보기 수사', '정치 검사' 등 검찰에 관한 부정적인 인식이 사회적으로 부각된 터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다.
김수남 검찰총장이 15일 이임식에서 "청렴하지 않으면 공정성을 유지할 수 없고 공정하지 않으면 신뢰를 얻을 수 없다", "검찰권은 절제 있게 행사돼야 한다"고 언급한 것은 검찰에 대한 이런 비판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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