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형IRBM '화성-12', 사드·SM-3로 요격 어려워

입력 2017-05-15 17:47  

北 신형IRBM '화성-12', 사드·SM-3로 요격 어려워

하강속도 마하 15~24 사이로 추정…사드 범위 넘어서

美 해군 이지스함 탑재 SM-3 마하 8~10 속도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북한이 지난 14일 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는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의 하강속도가 마하 15~24 사이로 추정돼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등 미국의 최신 요격미사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발사한 화성-12의 하강속도가 마하 15에서 24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속도인 마하 24 이상에는 못 미치지만, 무수단 미사일의 하강속도인 마하 10~15를 훨씬 벗어난 것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하강속도가 중요한 것은 요격 확률 때문이다. 우리 군은 2020년 초반을 목표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를 구축하고 있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고도 40㎞ 이하에서 요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 미사일의 하강속도가 우리 군이 보유한 패트리엇(PAC-3) 미사일과 개발 중인 M-SAM(중거리지대공미사일), L-SAM(장거리지대공미사일)의 요격 속도를 초과하면 방어할 수 없게 된다.

PAC-3는 보통 마하 3.5~5의 속도로 비행한다. M-SAM과 L-SAM은 이보다 빠른 요격 속도로 개발 중인데 정확한 요격 속도는 군사 기밀이다.

이번에 발사에 성공한 화성-12의 하강속도는 주한미군의 사드의 요격미사일보다 빠르다. 우리 군이 보유하거나 개발 중인 요격미사일의 속도 또한 화성-12 하강속도에 훨씬 못 미친다.

사드 요격미사일은 기본적으로 음속의 7~8배 속도로 고도 40~150㎞에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고, 정면으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에 대해선 마하 14까지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군은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1t가량의 대형중량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화성-12를 고각 발사하면 우리 영토나 영해에 떨어질 수 있는 데도 사드 요격미사일의 요격 범위를 벗어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사드 배치 반대 단체에서 '사드 무용론'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 사드가 북한 미사일을 모두 잡을 수 없다는 지적은 이미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다.

북한의 노동미사일은 최고 고도(400~450㎞)에서 하강할 때의 최고 속도가 마하 7~8로, 사드 요격미사일의 속도(마하 7~8)와 비슷하다.

스커드는 최고 고도가 100~200㎞이고, 최고 낙하 속도는 마하 4~5에 이르기 때문에 사드로 충분히 요격이 가능하다.

하지만 무수단 미사일은 최고 고도 700㎞로 최고 속도는 마하 14로 추정된다. 대기권에 진입할 때는 대기 마찰로 마하 7~8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사드 요격미사일로 아슬아슬하게 잡을 수 있는 속도이다.




미국이 '요격률 100%'라고 자랑하는 사드는 그동안 진행한 11차례 시험 모두 단거리인 스커드 미사일(사거리 300~700㎞)과 준중거리인 노동미사일(사거리 1천300㎞) 요격에 집중했을 뿐 무수단(사거리 3천~4천㎞) 등 중거리 미사일에 대한 요격시험은 아직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국방부는 "주한미군에 사드가 배치되면 현재의 패트리엇 미사일과 함께 다층방어체계를 구축해 최소 2회 이상 추가 요격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요격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북한의 화성-12의 하강속도는 미국의 이지스 구축함에 탑재된 SM-3 대공미사일의 속도보다 빠르다.

이지스 구축함에 탑재된 SM-3의 속도는 마하 8~10에 달한다. 마하 15에서 24 사이인 화성-12의 하강속도보다 훨씬 뒤진다.

북한이 현재 요격미사일을 싣고 동해상에 떠 있는 칼빈슨호 항모전단이 보란 듯이 미사일을 쏘며 '뒤통수'를 친 것도 이런 기술적 자신감 때문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three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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