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실명 유발' 당뇨 망막병증 악화 원인 찾았다

입력 2017-05-16 18:00  

국내 연구진이 '실명 유발' 당뇨 망막병증 악화 원인 찾았다

IBS 혈관연구단 "망막 혈관 주위세포 소실이 원인"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당뇨 합병증인 당뇨 망막병증이 악화되는 원인을 찾아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혈관연구단 고규영 단장(KAIST 의과학대학원 특훈교수)·박도영 박사가 망막 혈관의 주위세포 소실이 당뇨 망막병증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라는 것을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당뇨 망막병증은 눈의 망막에 발생하는 당뇨 합병증이다.

당뇨병 환자들의 만성적인 높은 혈당이 망막의 미세 혈관에 손상을 일으켜 시력 손상, 실명을 초래하게 된다.

하지만 환자의 자각 증상이 전혀 없어 시력 저하로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병증이 상당히 악화돼 있는 경우가 많다.

발병 초기 망막 혈관 주위세포가 가장 먼저 소실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현상이 미세혈관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는 밝혀진 바 없다.

연구팀은 우선 당뇨 망막병증 등 다양한 망막 혈관 질환에서 망막을 보호하는 기능을 하는 '혈액 망막 장벽'(blood retinal barrier)이 파괴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점에 주목했다.

정상 망막 혈관과 혈관 주위세포가 정상적으로 유착되지 않는 망막 혈관을 가진 실험군으로 나눠 관찰한 결과, 실험군에서 '혈액 망막 장벽'이 파괴되면서 망막 혈관의 누출, 유리체 출혈, 시각 기능 상실 등 당뇨 망막병증의 병변이 나타나는 것이 확인됐다.


실험 결과, 혈관 주위세포가 소실되면 혈관 안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수용체가 줄고 혈관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단백질 발현이 촉진되면서 '혈액 망막 장벽' 파괴가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망막 혈관 주위세포는 '혈액 망막 장벽'을 조절할 뿐 아니라 망막 내 혈관을 안정화하는 데 기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고규영 단장은 "혈관 안정화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등 방법으로 당뇨 망막병증의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이날 자에 실렸다.


jyo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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