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저감위한 석탄화력발전 축소…관건은 전기요금

입력 2017-05-15 17:32   수정 2017-05-15 20:43

미세먼지 저감위한 석탄화력발전 축소…관건은 전기요금

30년 이상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6월 '일시 폐쇄' 상설화

(세종=연합뉴스) 전준상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제1호로 내놓은 조치는 석탄화력발전소 축소이다.

문 대통령은 15일 미세먼지 감축 응급 대책으로 30년 이상 노후화한 석탄화력발전소 10곳 가운데 8곳의 '일시 가동 중단'(셧다운)을 지시했다.

오래된 석탄화력발전소 가운데 전력 수급량을 고려해 호남지역 2곳은 제외됐다.

우선 올해에는 6월 한달동안 일시적으로 가동을 중단한다. 내년부터는 상대적으로 전력 비수기인 3월부터 6월까지 가동중단을 상설화한다.

3개 발전기업이 보유한 노후 발전소 10기를 임기 내 모두 폐쇄하되 그 시기를 최대한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박근혜 정부의 노후화한 석탄화력발전소 폐쇄기한이 2025년까지였던 점을 고려하면 문 대통령의 이런 처방책은 파격적으로 풀이된다.

그만큼 국민 실제 생활에 커다란 영향을 주고 있는 미세먼지를 국가적 의제로 설정해 해결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로도 해석된다.

화력발전소 52곳 가운데 8곳이나 10곳의 가동을 중단하면 현재보다 1∼2%의 미세먼지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건립한 지 30년이 지난 석탄화력발전소는 ▲ 충남 서천 화력 1·2호기 ▲ 경남 고성 삼천포화력 1·2호기 ▲ 전남 여수 호남화력 1·2호기 ▲ 충남 보령화력 1·2호기 ▲ 강원 강릉 영동화력 1·2호기 등 10기다. 이들 석탄화력발전소의 전기 생산용량은 330만㎾다.

문 대통령은 석탄화력 발전량 감소분을 LNG(액화천연가스)와 신재생 에너지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책은 문 대통령의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공약들이었다.

그는 후보 시절 공약으로 ▲ 봄철 석탄화력발전기 일시 셧다운 ▲ 30년 이상 노후석탄발전기 10기 조기 폐쇄 ▲ 건설중인 화력발전소 중 공정률 10% 미만 원점 재검토였다.

현재 운영중인 석탄발전은 총 59기이다. 전체 석탄발전소에서 노후 석탄발전소의 설비용량 비중은 10.6%에 머문다. 그렇지만 오염물질 배출량 비중은 19.4%로 상당하다.

그렇지만 문제는 전기료 인상 부담이다.

현재 1㎾당 석탄화력 발전단가는 73.8원에 불과하다. LNG(101.2원)와 신재쟁 에너지(156.5원)보다 크게 저렴하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석탄화력 비중이 낮아지고, LNG와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지면 전력생산원가가 높아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 대통령 공약대로 실행되면 2030년 석탄화력 비중은 25%로 하락하고, 가스발전 비중은 37%로 크게 상승한다.

이렇게 되면 결국 전기요금이 크게 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대 25%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특히 에너지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 여건상 갑작스럽게 석탄화력발전 비중을 낮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국민의 전기료 부담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로 인한 전기요금 인상 등 국민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산업용 전기요금 현실화, 저소득층 대상 에너지 복지제도 확대 등으로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조치에 따른 전기요금인상 문제에 대해 "0.2% 정도 요금인상 요인이 있다"면서 "600억원 정도로 한전이 자체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업장에서의 미세먼지 규제책을 크게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 초미세먼지 배출 기여비율을 보면 사업장이 41%로 가장 높기 때문이다. 건설기계(17%)와 발전소(14%)가 뒤를 따르고, 경유차는 11%로 그 다음이다.

물론 문 대통령도 석탄화력발전 감축과 함께 사업장의 미세먼지 배출기준·부과금 강화책, 2030년까지 개인 경유승용차 퇴출을 공약으로 내놓기도 했다.

국내 대기오염물질배출허용 기준이 느슨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PM2.5와 PM10의 배출 허용 총량 규제치가 없는 상황이다.

미국은 2016년 석탄 화력발전소에 중금속 배출허용 기준을 추가로 적용하고 환경설비를 개선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이미 석탄 화력발전소에 PM2.5와 PM10의 배출허용 총량을 규제하고 2017년에는 중금속 배출허용기준을 추가로 적용했다.

중국도 2015년 8월 대기오염방지법을 전면 개정하면서 관련 위법행위 종류를 90개 이상 열거했다.

따라서 국내 미세먼지 발생 허용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기영 서울대 교수는 "미세먼지는 에너지 발전 과정뿐만 아니라 공장 등 산업부문, 디젤 차량 등 교통 부문에서도 배출되기 때문에 환경 정책뿐만 아니라 교통·에너지·산업정책도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chunj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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