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벌써 '과밀'…어린이집·유치원도 태부족
(하남=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다자녀 가구에 아파트단지를 분양해놓고 어린이집도 없고 유치원도 부족하고 초등학교는 콩나물 교실이라니 황당할 따름입니다."
경기도 하남시에 조성한 미사강변도시에서 보육시설과 교육시설 부족난을 호소하며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16일 하남시와 광주하남교육지원청, 주민들에 따르면 2014년 9월 개교한 미사강변초등학교의 평균 학급당 학생 수는 27.3명이다.
그러나 1학년 36.6명, 2학년 40.2명, 3학년 40.0명으로 저학년 과밀이 심각하다.
미사강변초는 애초 30학급 규모로 개교했으나 아파트단지 입주 이후 학생 수가 급증하는 바람에 특별교실 7개를 일반교실로 전환해 37학급으로 증설해놓고도 교실난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미사강변초는 12학급을 증설하기로 해 52학급의 과대학교로 변모하게 됐다. 주변 아파트단지 입주가 진행 중인 망월초와 미사중앙초도 애초 계획한 완성학급도 채우지 못한 상태에서 각각 17학급, 16학급 증설을 추진 중이다.
초등학교뿐 아니다.
올 2월 기준 미사강변도시의 만0∼5세 영유아 인구는 1만4천617명이지만 어린이집과 유치원 정원은 22.2%인 3천243명에 불과하다.
이 중에서도 누리과정 대상(만3∼5세)은 7천764명이나 이들이 다닐 어린이집과 유치원 정원은 31.4%인 2천438명에 불과하다.
시립 어린이집 고작 2곳에 정원이 184명이고, 공립 유치원은 올 하반기 개원하는 단설 유치원을 포함해 1천88명으로 턱없이 부족하다.
미사강변도시 공립 유치원 유아확보율은 60.4%로 교육법 시행령이 정한 유아수용기준(초등학교 정원의 4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이런 현상은 올해 5개 단지 4천여 가구 입주가 진행되면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공임대아파트로 입주했다가 인근 민간분양아파트로 이사하는 주민들이 늘어나면서 이런 문제가 민간아파트 단지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현행 법령상 공공임대주택에는 관리동에 설치한 단지 내 어린이집 이외에 가정어린이집을 운영할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단지 내 어린이집을 놓친 학부모들은 집 근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대기 신청해놓고 원거리 구도심으로 자녀를 보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공공 어린이집과 단설 유치원 설립은 비싼 땅값에다 재정 사정으로 행정자치부 지방재정투자심사와 교육부 중앙재정투자심사위원회를 통과하기 쉽지 않다.
유경훈 미사강변도시입주자연합회 고문은 "저출산 해소 대책으로 3명 이상 다자녀가구와 신혼부부에게 특별분양해 영유아 비율이 높을 것으로 예측됐는데도 정작 입주해보니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는 것에 주민들 불만이 높다"며 "우선 구도심 시설을 활용해서라도 보육·교육시설 문제 해결하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광주하남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수도권 신도시의 경우 가구당 자녀 수가 2명꼴인데 미사강변 일부 단지는 4명이 넘는 곳도 있다"며 "초등학교 증설 공사를 내년 2월까지 끝내고 공립 유치원 증설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오수봉 하남시장은 지난 4월 보궐선거 당시 "하남시를 명품보육도시로 만들겠다"며 "당선되면 국공립 어린이집을 대폭 확충하고 민간 차원에서 어린이집을 설치하면 시비 지원 등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지게 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kt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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