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지분 조정…아메리칸 등 2곳 늘리고 델타 줄여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애플 지분을 대폭 늘린 반면에 IBM 지분은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15일 보도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 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가 보유한 애플 지분은 1분기 말 기준으로 작년 말(5천749만주)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억2천900만주였다. 3월 31일 현재 주가 기준으로 186억 달러에 상당하는 것이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처음 애플 주식을 취득했던 지난해 1분기말의 애플 지분은 981만 주, 평가액은 10억7천만 달러였다. 기술주 투자를 기피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졌던 버핏으로서는 이례적인 투자였다.
IBM을 제외한 IT 기업에는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버핏은 애플 투자에 대해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제품을 애플이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시 자료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는 같은 기간에 IBM 지분 21%를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버핏이 이달초 CNBC 인터뷰에서 IBM 지분을 약 3분의 1 가량 팔아치웠다고 밝혔다는 점을 감안하면 2분기에도 지분을 추가로 정리했을 공산이 크다.
버핏은 지난 2011년 IBM 주식을 처음으로 사들이기 시작했지만 이달초 언론 접촉에서는 IBM을 잘못 평가하고 있었다고 말해 IBM을 신통치 않게 보고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한편 버크셔 해서웨이는 1분기에 미국 4대 항공사의 지분도 조정했다. 아메리칸 항공과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지분은 늘었지만, 델타 항공은 줄었고 유나이티드 컨티넨탈 항공의 지분은 변동이 없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해 3분기에 4대 항공사 주식 12억 달러 상당을 사들여 시장을 놀라게 했었다. 지난 3월31일 현재 4대 항공사의 지분 평가액은 92억 달러다.
버핏은 항공사 주식을 기피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투자자들에게도 이를 만류했었다. 2013년 연례 주주총회에서는 지난 100년간 항공사 주식에 돈을 쏟아부은 투자자들은 끔찍한 결과를 얻었을 뿐이라고 말하면서 항공사 주식을 "죽음의 덫"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가 항공사 주식을 다시는 사지 않겠다고 결심한 것은 1989년 유에스 에어웨이즈의 주식을 사들였다가 쓴맛을 봤기 때문으로 알려진 바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또 2014년부터 보유했던 21세기 폭스 지분을 모두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2억5천만달러 어치의 21세기 폭스 주식을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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