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염 등 유발하는 성병…올해 6곳서 꼬리 물며 발병
한우·육우 1만1천538마리 전수조사, 추가 감염 없어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옥천 한우농장에서 확산했던 브루셀라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16일 옥천군에 따르면 지난달 4일부터 관내에서 사육되는 생후 1년 이상 한우와 육우 1만1천538마리의 피를 뽑아 브루셀라 감염 여부를 전수 조사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판정났다.
따라서 올해 이 지역 농장 6곳에서 꼬리 물면서 한우 248마리를 살처분하게 한 브루셀라 확산 가능성은 사라졌다.
소·돼지에 주로 나타나는 브루셀라는 태막 파열이나 고환염 등을 일으키는 일종의 성병이다.
멸균되지 않은 유제품 등을 통해 사람한테도 옮겨지는데, 사람이 이병에 걸리면 발열·피로·관절통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루셀라에 걸린 가축은 무조건 살처분해야 한다. 치사율은 높지 않지만, 전파가 빠르고 재발이 잘 되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서 유행한 브루셀라는 지난 1월 10일 옥천읍 서대리 A농장 등 2곳에서 처음 발생했다. 73마리가 감염돼 이들이 낳은 송아지를 포함해 한우 88마리가 도살됐다.
방역당국은 A농장에서 자연교배용으로 들여온 씨수소가 이 병에 걸려 확산이 빨랐던 것으로 보고 있다.
잠잠해지는 듯하던 브루셀라는 그 뒤 4월까지 인근 한우농장 4곳으로 번졌다. A농장 등에서도 추가 감염 소가 나오는 등 한우사육환경이 초토화됐다.
석 달 동안 살처분된 한우는 송아지 45마리를 포함해 248마리에 달했다. 이 병으로 인한 살처분치고는 이례적으로 많은 규모다.
걷잡을 수 없는 확산세에 긴장한 당국은 같은 농장에서 사육하던 미감염 한우 197마리까지 모두 도태시키는 초강력 대응에 나섰다.
도태는 살처분과 달리 브루셀라 검사를 받은 뒤 곧바로 도축해 도매시장에 출하하는 조치다. 사실상 감염 농장을 모두 폐쇄한 것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당국은 이 지역 모든 소에 대한 브루셀라 검사를 진행했다.
가축전염병 예방법에 한해 1회 이상 하게 된 검사를 서둘러 두 달 만에 마친 것이다.
옥천군 관계자는 "병원균이 광범위하게 퍼졌을 가능성에 대비해 전수조사를 서둘렀지만, 다행히 추가 감염 소는 나오지 않았다"며 "재발을 막기 위해 소를 거래할 때 브루셀라 검사 증명서를 반드시 확인하고, 축사 주변 소독 등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농장에서 수정률이 높다는 이유로 소를 자연교배시키는 데, 이는 브루셀라 등 질병을 유발할 우려가 큰 만큼 삼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는 2007년까지 한해 1만마리 넘는 소가 브루셀라에 걸렸다. 그러나 2008년 검사대상이 확대되고, 도축이나 거래 때 검사 증명서 첨부가 의무화되면서 감염률이 급격히 떨어졌다.
지난해 이 병에 걸려 도살된 소는 전국적으로 396마리에 불과하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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