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두끼 이상 혼밥하는 20∼30 남성 복부비만 위험 1.7배↑
65세 이상 노인 세끼 혼밥비율 25%…"나트륨 과잉 섭취"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한국인 10명 중 1명은 하루 세끼를 모두 혼자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인 가구의 절반은 하루 세끼가 '혼밥'이었다.
16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주최하고 대한의사협회가 주관한 '식품안전의 날(5월14일) 주간 혼밥 심포지엄'에서 이행신 의협 국민건강보호위원회 위원이 발표한 '우리 사회의 혼밥 현황'에 따르면 하루 세끼를 모두 혼자 먹는 국민의 비율은 9%로 조사됐다.
이는 국민건강영양조사 제6기(2013∼2015) 조사의 원자료를 통해 2만여명의 응답을 분석한 결과다.
세끼를 모두 혼자 먹는 비율은 남성(7.1%)보다 여성(10.8%)이 더 많았다.
1인 가구로 좁히면 세끼를 혼자 먹는 비율이 52.3%에 달했다. 1인 가구 중에서도 여성의 61.9%가 세끼 모두 혼자 먹는다고 답해 남성(40.2%)보다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연령대로 보면 65세 이상 노인 4명 중 1명(25%)이 세끼를 혼자 먹었고, 여성 노인의 경우 그 비율이 32.7%로 평균치를 상회했다.
혼자 사는 노인의 혼밥 비율은 더욱 높다. 1인 노인 가구의 76.5%가 세끼를 모두 혼자 먹는다고 답했다.
1인 가구에서 소득 수준이 '하'인 경우 혼자 식사하는 비율이 66.1%에 달했고, 65세 이상에서도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혼자 식사하는 비율이 높았다.
이런 식사 행태는 건강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끼 모두 혼자 식사하는 사람들의 비만 유병률은 34.7%로, 세끼 모두 함께 식사하는 사람(24.9%), 세끼 중 한 번 이상 혼자 식사하는 사람(29.3%)보다 높았다.
나트륨을 하루 2천㎎을 초과 섭취하는 비율도 혼자 세끼를 먹는 사람이 34.3%로 가장 높았다. 세끼 모두 함께 식사하는 사람은 24.3%, 세끼 중 한 번 이상 혼자 식사하는 사람은 21.8%였다.
에너지 섭취 수준이 권장량의 75% 미만으로 영양섭취가 부족한 비율도 대체로 혼자 식사하는 사람이 높았지만, 특히 12∼18세(38.8%), 65세 이상(13.6%)에서 두드러졌다.
19∼29세 청년층에서는 에너지와 지방을 과잉 섭취하는 사람의 비율(7.6%)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윤영숙 교수는 제6기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9세 이상 성인 1만2천여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하루 두 번 이상 혼자 밥을 먹는 남성의 경우 복부 비만율이 29.8%로 혼자 밥을 먹지 않는 남성(26.3%)보다 1.32배 많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20∼30대 남성에서는 두 끼 이상 혼밥을 하는 남성과 전혀 혼밥을 하지 않는 남성의 복부 비만율이 각각 24%, 18.2%로 1.68배 차이가 났다.
혼밥을 하는 남성이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고혈압과 당뇨, 우울증을 앓는 비율도 높았다.
이수현 소비자시민모임 실장은 혼자 식사하는 사람들이 간편함과 가격을 고려해 주로 선택하는 편의점 도시락이나 라면, 패스트푸드 아침 메뉴, 가정 간편식이 대부분 나트륨 함량이 하루 권고량의 70∼90%를 차지하고, 지방 비율이 특히 높거나 열량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mi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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