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 용량 발전설비로 대체…친환경 정책에 막혀 '대안' 고민
(포항=연합뉴스) 임상현 기자 = 포스코가 추진하는 1조원대 포항제철소 청정 화력발전소 건설이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원가 절감으로 철강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필요하다고 하나 정부 온실가스 감축과 미세먼지 저감 정책 벽에 부딪혀 기획 단계에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17일 포항제철소에 따르면 철강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 가스를 사용하는 발전용량 20㎿∼146㎿짜리 발전기 13대에서 전기 1천91㎿를 생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1973년과 1976년에 만든 20㎿짜리 2대와 30㎿짜리 2대를 폐쇄하고 2022년까지 500㎿ 용량의 청정 화력발전설비로 대체하기로 하고 2015년 5월부터 사업을 추진했다.
포스코는 전기료 원자 절감 등 철강 경쟁력 강화 차원으로 설비를 완공하면 포항제철소 자가발전 비율이 현재 46%에서 80%까지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환경단체 반발에도 포항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필요하다며 경제계와 시민 등 33만명 서명을 받아 2015년 11월 정부에 전달했다.
이대로 가면 매년 7%가량 오르는 전력 단가를 고려할 때 한전에서 전력을 사는 비용이 2014년 6천억원에서 2022년에는 1조2천억원으로 두 배가량 늘어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논리를 폈다.
그러나 친환경 정책으로 작년부터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파리 기후총회에서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37% 줄이겠다고 밝힌 데다 국가전력수급계획에 따라 석탄 화력 비중을 줄이는 정부 기조에 역행한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도 취임 직후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30년 이상 노후 석탄발전소 일시 가동중단(셧다운)을 지시했고 공약에도 공정률 10% 미만인 화력발전소 건설 원점 재검토를 내걸었다.
이대로라면 포항제철소 화력발전소 건립은 무산 위기에 처했다.
포스코는 새 화력발전설비 대기오염 물질 배출을 기존보다 50% 줄이는 대책까지 마련했으나 정부 친환경 정책으로 추진 동력을 상실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포스코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사실상 포기 분위기지만 포스코를 살리자며 서명까지 한 포항시민을 생각하면 공식적으로 의견을 밝힐 문제는 아니다"며 "앞으로 화력발전설비를 대체할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sh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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