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총리 직접 언급…터키 정치권, 기지 폐쇄 가능성으로 서방 압박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 남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공군기지를 둘러싸고 터키와 독일이 또다시 갈등을 빚자 독일 총리가 공개적으로 주둔지 이전 방안을 거론했다고 터키 언론들이 16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전날 베를린에서 "우리는 터키와 계속 대화를 할 것이지만 우리 임무를 수행하는 다른 방법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그 말은 인지를리크의 대안을 찾는다는 뜻이다"며 "대안' 가운데 요르단이 있다"고 구체적으로 말했다.
메르켈 총리의 '인지를리크 대안 모색' 발언은 터키가 독일 의원의 기지 방문을 불허한 데 따른 반응이다.
나토의 인지를리크 공군기지에는 수니파 극단주의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투입된 독일군 약 260명이 주둔하고 있다.
터키와 독일은 작년에도 독일 의원의 인지를리크 방문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이날은 메르켈 총리가 요르단으로 나토군 이전 배치안을 직접 언급했다.
요르단 외에 키프로스와 쿠웨이트도 후보지로 거론된다.
인지를리크 기지는 IS 격퇴전에서 국제동맹군의 공습작전에 주요하게 쓰이는 기지이나, 서방과 터키의 관계가 악화와 정정 불안으로 기지 운용에 변화 가능성이 제기됐다.
작년 쿠데타 진압 직후 터키는 인지를리크로 공급되는 전력을 차단해, 기지 내 나토군이 기지 유지와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터키 정치권은 인지를리크 기지의 미군이 쿠데타에 협력하거나 방조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해 외신에는 미군이 인지를리크 기지에서 핵무기를 인근 유럽국으로 옮길 것이라는 소문이 실리는가 하면, 일부 안보 싱크탱크는 핵무기 이전 필요성을 주장했다.
역으로 터키도 인지를리크 기지로 서방을 압박하고 있다.
시리아 쿠르드계 정책을 놓고 미국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터키 고위관리들이 인지를리크 기지 폐쇄 가능성을 수차례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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