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민-국민 연정 사실상 붕괴…자유·녹색당도 지지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오스트리아가 올해 10월 조기총선을 치르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대선 결선투표에서 고배를 들었던 극우 자유당이 여론조사에서 줄곧 30% 안팎의 지지율을 보이며 1위를 달리고 있어 제1당으로 올라서게 될지가 최대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최근 난민 위기와 경제 악화로 지지율이 올랐던 유럽 극우정당들은 작년 오스트리아 대선과 올해 네덜란드 총선, 프랑스 대선에서 잇따라 패배하며 중앙 정치의 중심부에 진출하는 데는 한계를 드러냈다.
집권 사회민주당을 이끄는 크리스티안 케른 총리는 내년 예정돼 있던 총선을 앞당기는데 부정적이었지만 연정 파트너인 국민당의 새 당수가 된 세바스티안 쿠르츠 외무장관은 당무를 시작한 15일(현지시간) 조기총선을 요구했다.
케른 총리와 쿠르츠 장관은 이날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대통령을 방문해 총선 일정을 협의했다.
녹색당, 극우 자유당과 좌파 정당 네오스 등 의회 소수 정당 대표들은 16일 만나 총선을 10월 15일 치르기로 합의했다.
총선일은 이르면 17일 확정될 전망이다. 애초 10월 8일, 15일 이틀 중 하루가 거론됐기 때문에 특별한 변수가 없으면 10월 15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달 8일 여론조사 때는 자유당 29%, 사민당 28%, 국민당 21%, 녹색당 11% 등으로 지지율이 집계돼 집권 사민당과 연정 파트너인 국민당은 극우 자유당에 여전히 밀리고 있다.
자유당은 2013년 11월 여론조사에서 처음 1위를 차지한 뒤 사민당과 경쟁하다 2015년 9월 지지율 30%를 기록하면서 줄곧 30% 이상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어 조기총선에서 집권당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1956년 창당한 자유당의 초대 당수 안톤 라인탈러는 나치 독일 무장 친위대(Waffen SS)에서 부역했던 인물이다.
줄곧 1%대 지지율에 그쳤던 자유당은 1980∼1990년대 외르크 하이더가 당수로 취임하면서 1999년 183석 중 52석을 차지해 사민당과 같은 수의 의석을 확보하며 양당 체제를 흔들었다.
당시 유럽연합(EU)은 제1당인 국민당이 사민당 대신 자유당과 연정을 구성하자 외교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하이더가 물러나는 일도 있었다.
자유당은 지난해 대선에서 국민, 사민 후보를 누르고 결선투표까지 갔지만 좌우 지지를 받은 판데어벨렌 현 대통령에게 패했다.
올해 조기총선이 치러지면 극우 집권에 대한 경계심리에 30세의 젊은 정치인 쿠르츠 효과가 더해져 다시 사민당, 국민당 연정 체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아직은 우세하지만 2000년대 초반과 같은 복잡한 구도가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minor@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