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오는 6월8일 조기총선을 앞두고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이 '부자증세와 복지확대'로 요약되는 총선공약을 내놨다.
노동당은 16일(현지시간) '소수가 아닌 다수를 위해'라는 슬로건을 내건 총선공약집을 발표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런던에서 지지자들에게 노동당 공약은 "급진적이고 책임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공약은 고소득층을 겨냥한 증세 방안들을 담았다.
대기업 법인세를 현행 19%에서 26%로 인상하고, 주식에 국한된 이른바 로빈훗세금(금융거래세) 대상을 파생상품과 채권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내놨다.
또 연소득 8만파운드(약 1억1천만원) 이상 고소득자의 소득세율을 5~10%포인트높 이고 기업이 임직원에게 연33만파운드(약 4억6천만원)를 넘는 보수를 지급하면 보수액의 2.5%를 세금으로 떼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렇게 거둔 세금을 한국의 건강보험 성격의 국민보건서비스(NHS)와 교육 예산을 대폭 증액하는 데 쓰겠다고 약속했다. 연간 9천파운드인 대학등록금을 폐지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국가투자은행(NIB)을 설립해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출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이외 민영화된 철도회사들을 다시 공적 소유로 환원하고 수도 회사들도 국유화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강성좌파인 코빈 대표의 비전과 구상이 고스란히 담겼다는 게 영국 언론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보수성향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83년 총선 이후 가장 좌파적인 공약이라고 평가했다. 당시 총선은 마거릿 대처가 이끈 보수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하지만 현재 여론조사들을 고려하면 노동당의 공약은 정부정책으로 현실화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FT가 집계한 최근 7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테리사 메이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 지지도가 47%로 31%인 노동당에 큰 격차로 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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