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 금괴' 인천공항서 빼돌려 일본 야쿠자에 판매

입력 2017-05-17 09:20   수정 2017-05-17 09:25

'13억 금괴' 인천공항서 빼돌려 일본 야쿠자에 판매

금괴 운반 의뢰받고 알바생 모아 범행…16명 적발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홍콩에서 산 금괴를 일본까지 운반해 달라는 의뢰를 받고 아르바이트생들을 고용해 금괴 13억원어치를 중간에서 빼돌려 일본 야쿠자에게 팔아넘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국제공항경찰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A(30)씨 등 9명을 구속하고 B(21·여)씨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 등은 올해 3월 2일 오전 9시 40분께 인천시 중구 인천공항 내 탑승 게이트 앞에서 한국인 무역업자 C(30)씨가 홍콩에서 갖고 온 1㎏짜리 금괴 29개(시가 13억원 상당)를 건네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금괴를 일본 후쿠오카까지 운반해 주면 사례비를 주겠다는 C씨의 제안을 받고 한 지인(27)과 짜고 운반책 역할을 할 아르바이트생들을 모집했다.

B씨가 모집한 여성 4명 등 1차 운반책 5명이 인천공항 탑승 구역에서 C씨의 금괴를 건네받아 중간 수거책에게 건네면 2차 운반책 6명이 후쿠오카가 아닌 오사카로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전직 미용사 출신인 A씨의 지인(47)이 이들과 함께 오사카로 건너가 자신이 평소 알고 지낸 일본 야쿠자에게 시세보다 저렴한 10억원에 금괴 29개를 팔아넘겼다.

이들은 판매대금으로 각자 역할에 따라 한 명당 500만∼2억원씩 나눠 가졌으며 이 돈으로 외제차량을 사거나 도박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1차 운반책들로부터 금괴를 수거해 인천공항 탑승 게이트에서 2차 운반책들에게 넘긴 이는 경찰에 체포돼 모든 범행을 자신이 주도했다고 거짓말하다가 통화 내용 등을 분석한 경찰이 추궁하자 총책 등 공범이 있다고 실토했다.

일본은 여행객 1인당 금괴 3∼4㎏까지 반입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홍콩보다 10%(1㎏ 금괴 1개당 500만원)의 시세 차익을 남길 수 있다.

경찰은 금괴 무역상들이 홍콩에서 금괴를 산 뒤 많은 양을 나눠 갖고 일본으로 입국하기 위해 한국인 아르바이트생들을 고용한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홍콩에서 곧바로 일본으로 금괴를 가져가면 관세를 내야 하지만 한국을 거쳐 여러 명이 금괴를 나눠 갖고 들어가면 적발되지 않는 때에만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s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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