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담배보다 연기 유해물질 적어" vs "남용되면 더 해롭고 세금도 덜 내"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정빛나 기자 = 필립모리스가 국내 시장에 액상 니코틴 등을 사용하는 방식이 아닌, 실제로 담뱃잎 고형물을 넣는 전자담배를 내놓는다.
필립모리스는 신형 전자담배가 담뱃잎을 태우지 않고 가열만 하기 때문에 연기나 재, 냄새가 거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궐련형(종이에 담뱃잎을 싼 형태) 담배와 비슷한 전자담배가 금연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과세 규정도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필립모리스가 궐련형 전자담배를 국내로 들여올 계획이라는 것이 알려졌는데도 당국과 국회가 관련 법안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다음 달 5일 새 전자담배 '아이코스(IQOS)'를 한국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17일 발표했다.
필립모리스에 따르면 아이코스는 담뱃잎을 원료로 만든 연초 고형물(제품명 '히츠')을 전기로 가열하는 방식의 전자담배다.
일반담배와 달리 담뱃잎을 직접 태우지 않기 때문에, 아이코스에서 발생하는 증기에는 일반담배 연기와 비교해 유해물질이 90% 정도 적다는 게 필립모리스의 주장이다. 아울러 필립모리스는 재가 남지 않고, 냄새가 옷에 거의 배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는 "필립모리스는 2008년부터 약 3조4천억 원을 들여 '타지 않는 담배'를 개발하는데 투자했다"며 "연기 없는 담배 제품이 일반 궐련(일반담배)을 흡연하는 것보다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이코스와 아이코스에 사용되는 담배 고형물 '히츠'는 다음 달 5일부터 아이코스 전용 매장과 서울 전역 CU(씨유) 편의점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앞서 이달 27일부터 서울 광화문, 강남 가로수길의 아이코스 전용 매장에서 한정 수량의 관련 제품이 사전 판매된다.
아이코스의 권장 소비자가격은 12만 원, 아이코스 전용으로 특수 제작된 히츠 가격은 20개들이 한 갑당 4천300원이다.
아이코스는 지난 2015년 9월 일본에서 출시된 것을 비롯해 지금까지 영국·독일·이탈리아·스위스 등 25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올해 4월 기준으로 아이코스의 담배 시장 점유율이 8%를 윗돌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보건·금연단체들 사이에서는 이처럼 직접 담뱃잎을 넣어 일반담배를 가장 비슷하게 흉내 낸 신종 전자담배 수입을 허가한 것이 담뱃세를 늘리고 혐오스러운 담뱃갑 경고그림까지 넣어 금연율을 높이려는 정부와 사회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조처라고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체는 연기와 연기의 유해물질을 줄였다고 주장하지만, 그 말만 믿고 실내외를 가리지 않고 전자담배를 자주 즐기면 오히려 건강에 더 유해하다는 지적이다.
과세 형평성 문제도 있다.
이날 공개한 아이코스용 담배 고형물 '히츠' 가격(20개들이 한 갑 4천300원)으로 미뤄, 일반담배보다 낮은 세금을 적용받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KTB투자증권은 "아이코스가 연초 고형물에 해당한다면, 현행법에 따라 가열식 전자담배로서 상대적으로 낮은 세액을 적용받아 출시 가격 범위가 2천790~4천500원이 될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현재 일반 궐련형 담배에는 20개비 한 갑당 담배소비세 1천7원, 건강증진부담금 841원, 지방교육세 443원, 개별소비세 594원, 부가가치세 433원 등이 붙는다. 담배 한 갑 가격(4천500원)의 약 75%가 세금인 셈이지만, 같은 담뱃잎을 사용하고도 아이코스는 전자담배에 가까운 세금만 내기 때문에 형평성 논란이 일 전망이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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