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관시간 2배 이상 늘고 규정위반 압류…제재 강화 역력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중국이 북한의 핵실험·탄도미사일 도발에 따른 유엔의 대북제재를 철저히 이행하겠다고 강조하는 가운데 북중 접경에서의 국경무역에 대한 단속이 크게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북중접경의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 이후 접경지역의 중국 해관(세관)들이 대북 무역에 대해 단속을 매우 엄하게 하는 바람에 무역상들이 난감해 하고 있다.
북중무역의 80% 가량을 담당하는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 해관을 비롯해 지린(吉林)성 연변조선족자치주 훈춘(琿春)·투먼(圖們) 해관에서 국경을 넘어 북한으로 가는 무역상들을 상대로 해당 물품에 대한 전수조사를 해 통관시간이 평소보다 2배 이상으로 늘고 관련 규정 적용도 엄격해졌다.
해관 직원들은 이전과는 달리 무역상들의 물품 가운데 미신고 품목을 발견하거나 물품량·무게가 규정에 어긋나면 가차없이 압류하고 벌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측은 단속 강화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미중 정상회담 이후 시 주석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를 전면적으로 집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사정과 관련한 것으로 보인다.
해관 측은 단둥과 신의주를 오가는 트럭과 승합 차량에 대해서도 운전기사 좌석과 차량 밑바닥까지 조사하는 방법으로 규정위반 사례를 감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얼마전 한 중국인 무역상이 북한으로 규정 이상의 우황청심환을 반입하려다가 해관 측에 적발돼 모두 압류됐다"며 "전수조사로 짜증을 내는 무역상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또 해관측은 북한관광을 마치고 중국으로 돌아오는 중국인 관광객·무역상을 상대로 술·담배 등의 기념품을 일정액 이상 구입하지 못하도록 압류조치를 시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북한 나선경제특구를 방문하고 돌아온 중국인 무역상은 해관에서 여행자 휴대품 신고규정을 철저히 적용한다는 소식에 북한산 술과 담배 구입량을 줄였다며 위반사항을 크게 문제삼지 않던 과거 분위기와 달라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접경지역의 다른 소식통은 "해관당국이 국경무역 단속규정을 엄격히 시행하면서 사실상 단속을 강화해 중국인 대북무역 종사자들이 골치아파 한다"며 "군사도발을 멈추지 않는 북한에 대해 중국이 제재를 강화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realis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