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값 트럼프 당선 이후 최저…유로는 마크롱 효과에 6개월새 최고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승승장구하며 14년 만에 최고로 올랐던 달러 가치가 추락하고 있다.
달러 가치가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과 러시아에 기밀 정보 유출 파문으로 발목을 붙잡힌 사이에 유럽연합(EU) 유로화 대비 달러 환율은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 가치도 일제히 강세를 띠었다.
6개 주요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환산한 달러지수(DXY)는 17일 오전 9시 5분(한국시간) 98.05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11월 9일 미국 대통령선거 당시 달러지수가 95.89까지 추락한 이후 최저 기록이다.
대선 이후 달러지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기부양책 기대 속에 가파르게 오르며 올해 1월에는 약 14년 만에 최고치인 103.82를 찍기도 했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100선을 오가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주 코미 국장 해임에 따른 후폭풍이 지속하고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인사에게 기밀 정보를 알려줬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달러 가치가 급락세를 탔다.
또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도 달러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었다.
미국의 4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4% 줄어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달러지수는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3월 말 이후로 가장 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설명했다.
이 영향으로 달러에 견준 유로화 가치는 강세를 보였다.
유로화 대비 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9시께 유로당 1.1098달러까지 올라 지난해 11월 9일 이후 반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유로화는 프랑스 대통령선거에서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후보가 당선될 경우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존립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한동안 불안한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시장이 선호하는 중도신당 '앙마르슈'의 에마뉘엘 마크롱이 당선된 이후로 불확실성을 떨치고 강세로 돌아섰다.
JP모건 자산운용의 마이클 벨은 유로화 환율이 연말에는 유로당 1.15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BMO도 향후 유로화 환율이 유로당 1.18달러를 갈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 가치도 올랐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이날 오전 0.56% 하락한 달러당 112.50엔까지 떨어졌다. 엔화 환율이 떨어졌다는 것은 엔화 가치가 그만큼 올랐다는 의미다.
중국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는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23% 내린 달러당 6.8635위안으로 고시했다.
고시 위안값은 지난 2월 16일 달러당 6.8629위안을 고시한 이후 석 달 만에 가장 높았다.
heev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