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너는 법이 가벼워 보였나 봐? 이렇게 경찰서랑 검찰청을 다녀와 보니까 어때? 이 바보야! 6개월 뒤엔 학교생활도 잘하고, 부모님 마음 아프게 하지 말고 평생 남을 도울 줄 아는 멋진 ○○이 돼야 해. 사랑해 ♥♥."
한 소년범이 자신의 과거를 반성하고 새로운 미래를 다짐하며 쓴 편지글이다.
부산지검 서부지청은 기소유예 처분한 청소년에게 미래의 자신에게 편지를 쓰도록 하는 '러브레터(L.O.V.E. LETTER)'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소년범이 미래의 자신에게 쓴 편지를 검사실에서 보관하고 있다가 6개월 뒤 이를 해당 청소년에게 발송하는 방식이다.
서부지검은 편지를 발송하면서 회신용 봉투를 함께 넣어 청소년이 6개월 전 소회를 되돌아보고 지금의 달라진 모습 등을 담아 답장하도록 하고 있다.
미래의 자신에게 대화하는 형식으로 편지를 쓰도록 해 바람직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도록 하겠다는 취지이다.
부산지검 서부지청은 지난달 소년범 9명을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하면서 '러브레터'를 쓰도록 했다.
소년범 대부분이 6개월 뒤 긍정적인 모습을 그리며 자신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선도 가능성이 보이면 범죄경력이 많은 소년범에게도 러브레터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겠다"며 "6개월 뒤 청소년들이 보내온 답장을 분석해 선도 자료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검찰에서는 소년범을 기소유예 처분하면서 통상 반성문을 쓰도록 하고 있지만, 소년범들이 형식적인 절차로 여기거나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선도 효과가 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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