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SNS '브콘탁테' 등 차단한 대통령령 두고 찬반 여론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우크라이나가 대통령령을 통해 자국에서 인기가 있는 러시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포털사이트 등을 차단하는 제재 조치를 취한 데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국가안보국방위원회의 결정을 받아들여 러시아 SNS인 '브콘탁테', '오드노클라스니키'와 러시아 포털사이트 '얀덱스', '메일루 등의 차단을 지시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대통령령에 따라 인터넷프로바이더(통신 및 케이블사업자)들은 이 사이트들에 대한 접근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게 됐다.
한국에서 한때 유행했던 '아이러브스쿨'과 비슷한 친구찾기 SNS인 오드노클라스니키, 페이스북과 유사한 브콘탁테 등은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인기있는 네트워크 서비스다.
페이스북 이용자가 700만 명인데 비해 오드노클라스니키 이용자는 800만명, 브콘탁테 이용자는 1천200만명 이상이다.
강력한 검색엔진을 갖춘 얀덱스도 우크라이나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브콘탁테와 오느도클라스니키 등이 러시아 정보기관의 통제하에 있어 이용자 개인정보 등이 유출될 위험이 있고 우크라이나인들에 대한 여론조작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며 오래전부터 차단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스스로 브콘탁테 서비스를 이용해온 포로셴코 대통령은 이날 제재 조치를 취한 이유에 대해 "전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러시아의 대규모 사이버 공격, 특히 최근 프랑스 대선 개입 등을 볼 때 보다 단호하게 행동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야당인 '야권 진영'은 "사회에 대한 범죄"라며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
다수의 전문가들도 제재 조치 이행을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고, 이용자들은 원할 경우 얼마든지 차단 조치를 우회하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어 실효성에도 의문이 든다면서 제재 반대 견해를 밝혔다.
한편 우크라이나 대통령 행정실은 이날 "포로셴코 대통령의 제재 조치 발표 이후 대통령 웹사이트에 대한 조직적 사이버 공격이 이루어졌다"면서 "러시아가 보복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속한 크림반도를 병합하고 뒤이어 우크라 동부 분리주의자들을 지원하면서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포로셴코 정권은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서방 진영으로 편입하려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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