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안전사고 392건…해마다 증가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1분이 아쉬운 출근 시간, 지각을 면하려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를 뛰어 내려가다 넘어지는 등 에스컬레이터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2014∼2016년 최근 3년간 서울 지하철 1∼9호선에서 발생한 에스컬레이터 안전사고는 총 392건이다.
2014년 112건에서 2015년 123건, 지난해 141건으로 해마다 증가 추세다.
사고 원인을 보면 뛰기, 음주 등 이용자 부주의로 인한 사고가 365건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급정지, 밀림 등 시설결함은 27건이다.
이용자 부주의 중에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뛰거나 걷다가 다친 경우가 118건으로 가장 많았다. 신발 끈이나 옷자락이 에스컬레이터에 끼이거나 손잡이를 잡지 않아 중심을 잃고 넘어진 경우도 많았다. 캐리어 등 무거운 짐이 미끄러지며 발생한 사고, 승객 간 부딪히며 부상한 경우도 있었다.
지난달 20일 지하철 9호선 가양역에서는 60대 남성이 술을 마시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걸어가다 중심을 잃고 넘어져 머리를 다쳤다.
작년 1월11일 2호선 이대역에서는 고령의 승객이 에스컬레이터에서 넘어지면서 뒤이어 오던 시민이 잇따라 쓰러져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
시 관계자는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사고는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개찰구 모니터에 열차가 들어온다는 표시를 보고 열차를 놓치지 않으려 에스컬레이터에서 뛰다가 다치는 사고가 잦다"고 말했다.
바쁜 도시민들이 이용하는 지하철에서 에스컬레이터 안전사고는 오래된 '숙제'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배려문화의 상징으로 에스컬레이터 '한 줄 서기'가 권장됐지만, 안전사고 우려가 제기되면서 2007년부터 '두 줄 서기'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2015년 국민안전처는 한 줄 서기를 선호하는 여론이 적지 않고, 한 줄 서기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근거도 없다며 이 캠페인을 폐기했다.
지금은 ▲ 손잡이 잡기 ▲ 걷거나 뛰지 않기 ▲ 안전선 안에 탑승하기 등 안전이용수칙을 홍보하고 있다.
서울시도 에스컬레이터 역회전 방지장치 설치, 브레이크 과열방지용 온도계전기 설치 등 기술적 보완책을 적용하는 등 사고 예방에 나서고 있다.
지하철 역사·전동차 모니터에 안전캠페인 영상·자막을 송출하고, 에스컬레이터 주변에 스티커·포스터를 붙여 안전한 이용을 독려하는 홍보도 병행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승강 시설 전수 조사와 정밀안전진단 시기 단축 등 안전사고가 없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시민들도 에스컬레이터 안전수칙을 준수해 다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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