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라포바, 6월 개막하는 두 차례 투어 대회에 와일드카드 받아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마리야 샤라포바(30·러시아)에게 와일드카드를 부여하지 않기로 한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 조직위원회가 '이중 잣대' 논란에 휩싸였다.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막하는 올해 프랑스오픈은 샤라포바의 출전 여부로 팬들의 관심이 더욱 컸다.
지난해 1월 도핑 양성 반응이 나와 국제테니스연맹(ITF)으로부터 15개월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샤라포바는 지난달 말 코트에 복귀했다.
그러나 1년 이상 공식 대회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세계 랭킹에서 제외됐고, 복귀 후 처음 열리는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오픈에 나가려면 대회 초청장인 와일드카드가 필요했다.
'약물 파문을 일으키고 온 선수에게 대회 초청이라는 특혜를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대 여론이 힘을 얻어 프랑스오픈은 16일 샤라포바에게 와일드카드를 주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프랑스 테니스협회 베르나르 주디셀리 회장은 "이런 결정은 테니스라는 종목의 높은 기준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이고 그런 조치를 시행하는 것은 나의 임무"라며 "부상에서 복귀한 선수에게 와일드카드를 줄 수 있지만 도핑 징계를 받고 돌아온 선수에게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회 조직위원회는 콩스탕 레스티엥이라는 프랑스 남자 선수에게는 예선 와일드카드를 부여해 논란이 생겼다.
현재 세계 랭킹 253위 레스티엥은 지난해 스포츠 온라인 도박에 베팅한 혐의로 7개월 자격 정지를 받았던 선수이기 때문이다.
대회 조직위는 지난해 레스티엥에게 남자단식 본선 와일드카드를 주려다가 이런 문제가 불거지자 와일드카드 부여 방침을 백지화했다.
그러나 1년 만에 예선 와일드카드를 발급했다.
이 때문에 '스포츠 베팅은 괜찮고, 도핑은 안 되느냐'는 의문이 불거지고 말았다.
주디셀리 회장은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콩스탕은 징계를 받은 뒤에 다시 서키트 대회부터 시작해서 올라온 선수"라며 "그는 다시 세계 정상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샤라포바 역시 복귀전인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포르셰 그랑프리에서 4강까지 진출하는 실력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둘의 차이점을 찾기가 어렵다는 평이 나온다.
주위 비판 여론을 지나치게 의식해 샤라포바의 와일드카드 출전을 불허했다거나 반대로 자국 남자 선수에게 '이중 잣대'를 적용해 슬그머니 와일드카드 특혜를 준 것이라는 비판이 가능한 셈이다.
한편 샤라포바는 WTA 투어 대회 와일드카드 두 장을 더 받았다.
6월 12일 네덜란드 세르토헨보스에서 개막하는 리코오픈과 19일 영국 버밍엄에서 시작되는 애건 클래식이다.
샤라포바는 7월 초 개막하는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 윔블던에는 예선 자력 출전권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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