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펜 佛총선 출마선언…대선 1천만표 여세몰아 진두지휘

입력 2017-05-19 10:12  

르펜 佛총선 출마선언…대선 1천만표 여세몰아 진두지휘

FN, 최신 여론조사서 총선 지지율 2위…극우세력 분열 등이 장애물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프랑스 대선에서 패배한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이 18일(현지시간) 6월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고 AP통신이 이날 전했다.

르펜은 이날 TF1 방송 인터뷰에서 내달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히고 FN이 프랑스의 새로운 정치 지형에서 "극히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일 대선 패배 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르펜은 "나는 내가 중요하다고 여기는 전투에서 내가 내 부대의 선두에 서지 않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르펜은 자신의 정치적 근거지인 북부 에넹보몽에 출마할 예정이다. 에넹보몽은 빈곤한 옛 탄광 지역으로, 르펜은 2012년에도 이 지역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FN은 현재 하원 의석이 2석에 불과하지만 르펜은 지난 대선에서 획득한 1천60만 표가 의석 확대의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FN 역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불만이 있고, 주류 우파에게 실망감을 느끼는 유권자층의 표심을 끌어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FN은 하원 577개 전 선거구에 후보를 낼 계획이다.

여론조사기관 해리스 인터랙티브가 이날 발표한 총선 1차 투표 여론조사에서 국민전선(FN)의 지지율은 19%로, 마크롱 대통령의 소속 정당인 앙마르슈와 민주운동당(MoDem) 연합(32%)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공화당-민주독립연합(UDI)이 18%로 3위, 급진좌파정당 '프랑스 앵수미즈'가 16%였으며, 전 정부에서 집권당이었던 사회당은 6%에 그쳤다.

여론조사기관 오피니언웨가 같은 날 발표한 조사에서도 앙마르슈가 27%로 선두였고, FN과 공화당-UDI가 각 20%로 공동 2위로 집계됐다. '프랑스 앵수미즈'는 14%, 사회당은 11%였다.

하지만 르펜이 이번 총선에서 당선되지 못할 경우 FN을 통합하고 프랑스 제1야당으로 발돋움하려는 시도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FN은 대선 패배 후 당 안팎에서 분열상을 드러내고 있다.

차세대 여성 극우 정치인으로 주목받았던 르펜의 조카 마리옹 마레샬 르펜은 이모의 선거 패배 직후 돌연 정치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르펜의 '오른팔'로 불리는 FN 부대표 플로리앙 필리포는 FN이 이번 총선에서 대선 때 내세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 등 일반 유권자가 거부감을 느끼는 일부 공약을 뒤로 뺀 데 반발하고 있다.

그는 만약 FN이 유로존 탈퇴라는 목표를 버린다면 당을 떠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종 인종혐오 발언으로 비판을 산 르펜의 아버지이자 FN의 창립자인 장 마리 르펜은 정치활동을 재개했다.

당의 이미지를 쇄신하려던 딸과의 당권 싸움 끝에 2015년 출당된 장 마리 르펜은 FN 출신 인사 등이 이끄는 다른 극우정당들과 함께 '애국자연합' 동맹을 통해 이번 총선에 200명의 후보를 낼 계획이다.

이는 극우 세력 간의 경쟁을 의미하는 것으로, 딸을 향한 아버지의 '보복'으로도 읽힌다고 AP는 평가했다.

'애국자연합' 소속 정당들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아 FN에 큰 위협은 되지 않겠지만, 이 같은 움직임은 혼란스러운 FN 내부의 절망감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k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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