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 남극이 푸르러진다?…지구온난화로 반세기 동안 이끼 급증

입력 2017-05-19 11:03  

백색 남극이 푸르러진다?…지구온난화로 반세기 동안 이끼 급증



(마이애미 AFP=연합뉴스) 식물이 극히 희소한 남극에 지난 50년 동안 지구온난화로 인해 이끼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온 상승으로 인해 빙하가 녹은 지역에 식물이 자라기 시작한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런 속도라면 남극 생태계는 앞으로 더 급속도로 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엑시터대학 매트 에임즈버리 교수 등 연구팀은 최근 발간된 과학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서 남극 지방 퇴적층을 분석한 결과 지난 반세기 동안 지표에 이끼가 자라는 '식물화'가 급속히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남극은 극한 기온과 기후로 인해 식물이 자라는 곳은 0.3%에 불과하다.

그러나 연구팀이 남극 지표의 640㎞에 달하는 지역의 이끼를 조사한 결과 지난 50년 동안 이끼가 매우 빠른 속도로 자라고 있었다.

현재 이끼가 자라는 속도는 1950년대에 비해 4∼5배 빠르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남극 반도 가까이에 있는 코끼리 섬, 아들리 섬, 그린 섬 등 3개 섬에서 가장 오래되고, 깊이가 깊은 이끼층을 드릴로 뚫어 5개의 막대 모양 샘플을 채취했다.

이 샘플들은 식물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된 '변화의 시점'을 분명히 보여줬다.

에임즈버리 교수는 그동안은 이런 변화가 극히 일부 지점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됐으나 이번 연구로 변화의 규모가 얼마나 광범위한지 드러났다며 "이대로 가면 남극은 앞으로 훨씬 푸른 지역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구온난화로 기온 상승이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곳은 극지방이다. 북극 지방이 가장 심하며, 남극 지방도 그에 못지않다. 남극 지방은 1950년대 이후 10년에 섭씨 0.5도씩 기온이 올라가고 있다.

연구팀은 "기온 상승에 이끼 성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현상은 앞으로 온난화가 지속하면 생태계가 급속히 변화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k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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