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아세안 '남중국해 행동준칙' 초안틀 합의…"합의내용은 비밀"

입력 2017-05-19 10:49  

中-아세안 '남중국해 행동준칙' 초안틀 합의…"합의내용은 비밀"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이 구속력 있는 '남중국해 행동준칙'(COC, Code of Conduct)의 초안 틀에 합의했다. 양측은 외부세력의 개입을 우려해 합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19일 중국 중신망에 따르면 류전민(劉振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17∼18일 구이양(貴陽)에서 열린 중국-아세안 외교 고위급 회의에서 '각 당사국의 이익과 관심사를 고려한' 남중국해 행동준칙 초안 문건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류 부부장은 전날 중국과 아세안간 조정국인 싱가포르의 치위키엉(池偉强) 외교부 상임비서와의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회의에서 '남중국해 당사자 행동선언(DOC, Declaration on the Conduct)'의 전면적 실행과 COC 협상 의제를 논의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류 부부장은 "이는 중요한 단계적 성과"라며 "올해안에 초안을 마무리하기로 한 목표를 미리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남중국해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 위기가 한층 진정되는 계기가 마련됐다.중국과 아세안은 지난 2002년 영유권 분쟁에 대해 대체적인 원칙을 선언한 DOC에 이어 지난 3년의 협상을 거쳐 새로운 COC 틀로 나아갈 발걸음을 내딛게 됐다.

초안은 오는 8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중국-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에 제출될 예정이다. 이어 중국과 아세안 10국은 준칙의 구체적 조항을 협의하는 단계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합의된 초안 틀에는 COC에 담길 요소들만 열거된 것으로 전해졌다.

류 부부장은 합의안의 구체적 내용을 밝히지 않은 채 "기밀로 남겨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합의된 초안 구조는 일종의 '내부 문건'으로 누구도 이를 대외에 공개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류 부부장은 이렇게 비공개로 남긴 이유에 대해 '탄력적인 협상 환경을 갖추기 위한 것'이라며 "협상이 아직 계속돼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고 협상에 어떤 외부세력의 간섭을 받기를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지 매체에서 흘러나오는 합의안은 각 당사국이 규정에 근거해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유리한 환경을 구축토록 하고 남중국해에서 해상협력을 촉진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DOC와 마찬가지로 COC 역시 영유권 분쟁을 해결하거나 해양 경계선을 획정하는 최종 수단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COC 초안 틀이 마련되면서 최대 분쟁 당사국인 중국과 필리핀이 이날부터 남중국해 분쟁지역에 대한 영유권 협상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한 외교당국자가 전했다.

이에 따라 호세 산티아고 로마나 주중 필리핀 대사는 19일 류 부부장을 만나 양측 분쟁지역에 대한 최종 타결 조건을 협의하는 새로운 라운드의 양자협상을 개시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중국은 여전히 남중국해에서 영유권과 군사력 강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은 최근엔 남중국해 스프래틀리(중국명 난사<南沙>)군도의 인공섬 피어리 크로스 암초(융수자오<永暑礁>)에 베트남 잠수부대에 대비한 로켓포를 배치하기도 했다.


jo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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