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천됐던 '강골' 윤석열, 최순실 넘고 서울지검장 '화려한 부활'

입력 2017-05-19 11:43  

좌천됐던 '강골' 윤석열, 최순실 넘고 서울지검장 '화려한 부활'

투철한 신념·집요한 성격 지닌 '강골' 검사·대표적 특수통

靑, 고검장급 중앙지검장 자리를 지검장급으로 내려 발탁 승진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단행한 검찰 파격 인사의 주인공이 된 윤석열(57·사법연수원 23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실무를 이끌며 국정농단의 실체를 파헤친 검사다.

서울대 법학과 4학년 때 사법시험 1차에 합격했지만 이후 2차에서 9년간 낙방하다가 1991년 제33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동기들보다 다소 늦은 나이로 검사가 됐다.

하지만 탁월한 수사력과 추진력을 인정받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검찰연구관, 중수 1·2과장을 거쳐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까지 지내는 등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꼽힌다.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으로 있던 2013년 4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특별수사팀장으로 윗선의 외압에 맞서 소신 있게 수사를 지휘하다 지방으로 좌천되는 수모를 겪었다.

수사 도중 용의 선상에 오른 국정원 직원 체포를 상부의 반대에도 강행한 일로 마찰을 빚었다.

그는 그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수사 강도를 낮추기 위한) 검사장의 외압이 있었고 그를 모시고 사건을 더 끌고 가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하면서 '항명 파동'의 당사자가 되기도 했다.

국감 당시 국회의원 질의에 "(검찰) 조직을 대단히 사랑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발언하는 등 소신을 밝혀 주목을 받았다.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고 관련 수사에서 배제됐던 윤 지검장은 이듬해 초 대구고검 검사로 발령 났고 지난해 초엔 대전고검 검사로 전보됐다. 당시 함께 징계를 받은 부팀장이 바로 박형철(49·25기) 신임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다.

그랬던 윤 지검장은 박영수 특검이 출범하며 박 특검의 '영입 1호'로 수사 일선에 복귀했다.

그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국정 농단' 게이트에 연루된 사회 각계 인사들을 거침없이 수사하며 '강골 검사'의 모습을 다시 보여줬다. 이는 윤 지검장과 특검팀에 대한 국민의 대대적인 지지로 이어졌다.

이날 윤 지검장에 대한 인사는 기수와 계급을 파괴하는 유례를 찾기 힘든 '파격 인사'로 평가된다. 서울중앙지검장은 대대로 고등검사장급이 맡아왔지만, 윤 지검장은 올해 하나 아래의 검사장 승진을 앞두고 있던 시점이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2005년 고검장급으로 격상됐던 서울중앙지검장 자리를 12년 만에 다시 검사장급으로 내리면서 한편으로 차장검사급이던 윤 검사장을 승진 발탁하는 형태로 전국 최대 검찰청의 수장인 중앙지검장으로 보임하는 '깜짝 인사'를 단행했다.

bangh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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