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부족하고 수출전망도 흐려…"2018년 이후 탈출 가능" 전망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늘며 5분기 연속 경기확장국면을 보여줬지만 일본 정부관계자들은 긴장을 늦추지 못한다.
세계경제의 회복에 따른 수출호조로 성장은 지속했다. 개인소비도 늘긴 했지만 부진했던 전기의 반발효과가 커 11년 만의 5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인데도 "디플레 탈출을 단정할 상태는 아니다"고 인정한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19일 소비자들이 장래에 대한 불안으로 절약 성향을 보여 성장을 견인하지 못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호조였던 향후 수출 전망도 미국 정세 불투명 등으로 흐리다.
특히 GDP의 50% 이상을 점하는 소비의 내용이 좋지 않다. 1분기에는 지난해 4분기 소비 저조에 대한 반동으로 늘기는 했지만 소비의 주역인 젊은 세대의 소비 성향이 극히 약한 것이 변수다.
현재 일본 젊은 세대 소비 성향에 대해서는 "필요한 물품만 선정한 뒤 소비를 최저한도로 억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젊은 세대는 자동차도 잘 사지 않는다.
일본 젊은 세대의 물품에 대한 의식도 변했다. 이들은 '소유의 즐거움보다는 사용할 때의 편리함을 추구하는 흐름'이 강하다. 그래서 자동차는 물론 옷과 가구까지 렌털(대여)업이 성해졌다.
고용상태는 최고조이지만 임금상승세가 미약해 소비가 약하자 가격인하 경쟁이 뜨겁다. 슈퍼체인 이온은 4월부터 식품 등 254개 품목의 가격을 10% 할인했다. 편의점 3사도 주요 일용품을 평균 5% 내렸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한 듯 물가변동을 반영한 1분기 명목GDP는 0.03% 감소(연간 0.1% 감소)로 5분기 만에 마이너스권으로 전락하고 말아 디플레 재심화 우려까지 제기된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해외상황도 흐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이 대일 무역적자를 들어 엔화가치 약세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등 충동적 정책을 계속해 예측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갑자기 엔고로 전환하면 일본 수출기업은 큰 타격이 불가피해진다. 수출기업 실적이 악화되면 설비투자나 임금인상도 억제돼 일본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많다.
일본에서 일손부족 때문에 기계화·자동화를 단행하는 경향을 보여 규모확대를 위한 설비투자 효과 체감도 어렵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 신흥국에서 자금이탈이 이루어지면 세계경제가 요동친다.
아베 신조 총리 정권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 실현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디플레 탈출이 내세워지고 있지만 순조로운 디플레 탈출은 어려워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진단했다.
일본 전체의 수요와 공급이 어느 상황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의 하나인 GDP갭(잠재GDP와 실질GDP의 차이)도 소비침체를 보여주는 '수요부족'으로 불리는 상태가 3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20여년간 이어진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감소, 10여년 이어지고 있는 인구감소 추세가 수요부족의 가장 큰 원인이기 때문에 수요부족 해소책 마련도 마땅치 않다.
이시하라 노부테루 경제재정재생상은 "깔끔하게 디플레 탈출을 단정할 상태는 아니다"라고 인정한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임금상승 지속을 전제로 디플레 탈출은 2018∼19년도로 보기도 한다.
미즈호증권 우에노 야스나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인구감소 등으로 인한 수요감소 경향 등 구조적 문제가 디플레의 근원이기 때문에 디플레 탈출 시기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까지 진단했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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