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기판매술…상담중 군수업체에 전화해 "깎아 줄래?"

입력 2017-05-19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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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무기판매술…상담중 군수업체에 전화해 "깎아 줄래?"

트럼프 사위, 사우디사절단에 "사드 살래?" 제안하곤 거간 역할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지난 1일 미국 백악관에 이웃한 한 응접실. 금박으로 번쩍이는 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이자 백악관 선임 고문인 재러드 쿠슈너가 사우디아라비아의 고위사절단을 환영하면서 활기찬 목소리로 "오늘 끝냅시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을 앞두고 방문 기간에 발표할 수 있도록 1천100억 달러(123조9천억 원) 규모의 무기거래 계약을 이 자리에서 맺자는 얘기였다.

뉴욕타임스 온라인판 18일(현지시간) 자에 따르면, 양측이 항공기, 함정, 정밀유도 폭탄 등 무기 매매목록을 살펴보던 중 미국 측 한 참석자가 탄도미사일 요격용 정밀 레이더시스템도 사우디가 구매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를 말하는 것이었다.

쿠슈너는 비용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 듯, 그 자리에서 전화기를 들더니 사드 제작사인 록히드마틴 최고경영자 마릴린 휴슨에게 전화를 걸어 사드 가격을 깎아줄 수 있겠느냐고 물었고, 휴슨은 한번 알아보겠다고 답했다. 이 과정을 지켜보는 사우디 손님들의 입은 다물어질 줄 몰랐다.

뉴욕타임스는 현장에 있던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무기 판매에 쿠슈너가 직접 개입하는 것은 트럼프 백악관이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비공식적으로, 직접 나서는 거래를 하는 양태를 재확인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쿠슈너가 무기 구매자와 상담 도중 즉석에서 군수업체에 전화를 거는 것이 정통 방식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불법 논란을 일으킬 것 같지는 않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사드는 록히드마틴이 독점 공급하고 있다.

미국 관리들은 사우디와 무기거래에 쿠슈너가 개입한 것은 국무부, 국방부, 국가안보회의 등 범정부 차원의 무기 판매 노력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쿠슈너의 전화 한 통에 록히드마틴이 값을 깎아 주는 방법을 알아보겠다고 나선 것은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이 미 국방부가 구매할 F-35 전투기값이 너무 비싸다고 휴슨에게 불평하자 록히드마틴이 즉각 가격 인하 결정을 내린 일을 연상시킨다고 뉴욕타임스는 말했다.

yd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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