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메시지앱 위챗에 '팁' 기능 중단 요구
위챗은 '미니 프로그램'으로 앱스토어에 도전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애플이 중국 시가총액 1위 기업 텐센트(騰訊·텅쉰)와 정면으로 부딪치고 있다.
한국의 카카오톡처럼 중국 스마트폰 이용자 대부분이 쓰는 메시지 앱 위챗(微信·웨이신)이 애플 앱스토어의 매출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달 위챗을 포함한 중국의 소셜네트워킹 앱에 앱스토어 규정을 따라 '팁' 주기 기능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위챗과 다른 회사 임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팁 주기는 이용자들이 작가나 다른 콘텐츠 제작자에게 모바일지갑을 통해 몇 위안(수백 원)에서 몇백 위안(수만 원)까지 줄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다.
소셜네트워킹 앱들은 이용자의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이런 송금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애플은 이제 이런 팁을 게임머니나 보너스 콘텐츠를 사는 것과 같은 '앱 내 구입'으로 간주하고 결제 금액의 30%를 수수료로 받는다.
소셜네트워킹 업체 2곳의 최고경영자들은 애플로부터 팁 기능을 중단하지 않으면 업데이트 버전을 내놓지 못하거나 아예 앱스토어에서 퇴출당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들 가운데 한 명은 "우리는 플랫폼으로써 한 푼도 받지 않지만, 애플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30%를 받는다"고 말했다.
중국의 앱 개발자들 팁이 상품 구입과는 다르다고 말한다. 팁은 자발적이며 이용자가 콘텐츠를 소비한 뒤에 이뤄지므로, 감사를 표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애플은 미국에서도 아마존닷컴 등과 앱 관련 매출 때문에 다툼을 벌인 적이 있지만, 대부분 아이폰 이용자 수 덕분에 유리한 입장에 있었다.
그러나 중국에서 텐센트와 싸우면 질 수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아이폰의 인기는 떨어졌지만, 위챗 없이는 살 수 없다고 말하는 중국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위챗으로 메시지를 주고받고, 각종 요금을 내며, 호텔을 예약한다. 위챗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는 9억3천800만 명으로 대부분 중국에 있다. 이용자의 절반은 하루에 90분을 위챗에서 보낸다.
위챗은 점점 운영체제처럼 행세하는 슈퍼 앱이다. 위챗이 올해 초 시작한 '미니 프로그램'은 기업들이 위챗 안에서 접근할 수 있는 간단한 앱을 연결할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 KFC 앱을 내려받을 필요 없이 위챗을 열어 가까운 KFC 매장을 찾고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위챗은 이처럼 생태계에 앱을 끌어들여 애플의 앱 매출을 잠재적으로 위협한다.
복수의 소식통은 위챗이 팁 문제와 관련해 새로운 해결책을 찾기 위해 애플과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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