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발칸 반도에 위치한 알바니아가 서방의 중재로 3개월 간 이어진 정국 마비에서 벗어나 내달 25일 총선을 치르게 됐다.
에디 라마 알바니아 총리와 제1야당 민주당의 룰짐 바샤 대표는 17일 수도 티라나에서 정국 경색을 풀기 위해 유럽연합(EU)과 미국 등의 중재로 마련된 협상안에 합의했다.
알바니아 야당은 당초 다음 달 18일로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알바니아 현 정부가 투표를 조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며 선거를 공정히 관리할 과도 정부가 꾸려지지 않으면 총선을 보이콧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야당은 지난 2월부터 의사 일정을 전면 거부한 채 장외 투쟁을 벌여왔다.
라마 총리와 바샤 대표는 이날 총선을 1주일 연기해 내달 25일 치르기로 하는 대신, 총선을 관리할 내무장관을 비롯해 7개 부처 장관을 야당이 지목하는 전문 관료로 채우고, 선거관리위원장 자리에도 야당이 원하는 인사를 앉히기로 합의했다.
또, 알바니아의 최대 골칫거리로 꼽히는 마약 문제를 감시하는 기구에 야당 측 인사도 참여시키기로 의견을 모았다.
정국 대치가 풀림에 따라 야당은 즉각 의회로 복귀해 사법 개혁안 통과 등 시급한 현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EU 가입을 희망하는 알바니아는 작년에 EU 가입 협상의 핵심 전제 조건으로 꼽히는 사법 개혁안을 의회에서 만장일치로 승인했으나, 의회의 파행으로 개혁안의 실행이 늦춰지며 서방의 우려를 샀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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