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허위사실 공표 해당…허위성 인식도 있어 고의 인정"
배심원 4명 유죄·무죄 3명 엇갈려…김 의원 "납득 못 해 항소한다"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자유한국당 김진태(춘천) 의원이 1심 국민참여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돼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제2형사부(이다우 부장판사)는 19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의원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이대로 형이 확정되면 김 의원은 국회의원직을 상실한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며, 허위성에 대한 인식도 있어 고의가 인정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문자메시지로 발송된 '공약이행률 71.4%' 수치는 피고인 측이 자체적으로 계산한 결과이고, 한국 매니페스토실천본부(이하 실천본부)가 피고인의 공약이행률 및 순위로 발표하지 않은 사실을 알았다고 볼 수 있다"며 "모든 쟁점에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덧붙였다.
18일부터 이틀간 이어진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 7명의 평결은 유죄 4명, 무죄 3명으로 엇갈렸다.
양형과 관련 재판부는 "양형 권고 기준은 감형과 가중 요인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200만∼800만원"이라며 "여러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최하한 형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배심원들의 양형 의견은 벌금 200만원과 벌금 80만원 각 3명, 양형 의견을 내지 않은 배심원은 1명이었다.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고 법정을 나선 김 의원은 "납득하기 어려운 선고인 만큼 항소하겠다"며 "지역 주민에게 면목이 없지만, 고등법원에 항소해서 제대로 다퉈보겠다"며 착잡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선고에 앞서 검찰은 최종 의견 진술에서 "실천본부는 의원 개인별 공약이행률 평가를 하지 않았지만, 피고인이 발송한 문자메시지를 받아본 유권자는 피고인의 '공약이행률이 71.4%로 강원도 3위'라고 인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유·무죄와 고의성 여부 등을 첨예하게 다투는 주요 쟁점 사안에 대해 "이렇게 판단할 수도 있고, 저렇게 판단할 수도 있는 만큼 최종 판단은 배심원이 해달라"는 소극적이고 모호한 입장을 내놨다. 별도의 구형도 하지 않았다.
이는 검찰이 지난해 10월 무혐의 처분한 이 사건을 춘천시 선관위 재정신청과 법원의 공소 제기 결정으로 재판에 넘겨진 점을 의식한 구형이라는 지적이다.
김 의원 측 변호인은 최종 변론에서 "'실천본부가 의원 개인별 공약이행률을 평가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 만큼 허위사실이라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이어 "문제가 된 문자메시지는 전체 27줄 중 '실천본부 공약이행평가 71.4%로 강원도 3위'라는 내용 단 3줄에 불과하고, 문자 발송 당시 당내 경선 상대 후보자와의 여론조사 격차도 매우 큰 상태였다"며 "무죄 의견을 달리하더라도 피고인은 허위라는 인식이 없었던 만큼 당선 무효형 선고는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최후 진술에서 "1년 전 발송한 문자메시지 때문에 선거법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만감이 교차한다"며 "이것이 허위사실 공표인지 혼란스럽고 그런 인식조차 없었다"고 밝혔다.
또 "공약이행 판단의 주체는 유권자이고, 공약이행률을 높이려면 적게 공약하고, 쉬운 공약 하면 된다"며 "70개나 되는 공약을 이행하려고 뛰어다니다 보니 세세한 부분까지 챙길 여력이 없다"고 호소했다.
김 의원은 제20대 총선 당내 경선 기간 개시일인 지난해 3월 12일 선거구민 9만2천158명에게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공약이행평가 71.4%로 강원도 3위'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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