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들 "트럼프 FBI독립성 무시 우려…소수측근과 심사위 꾸려 문답연습"
러' 수사개입 중단 요구받은 1월 만찬직후 차로 가 트럼프발언 상세 기록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의혹 수사를 지휘하다가 해임된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지난 1월 27일 백악관 만찬 독대 전에 청문회 대비 수준의 '도상 훈련'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법과 각자의 역할을 지배하는 윤리적 경계를 존중하지 않는 것 같다는 우려를 하고 있어 대통령과의 회동에 광범위한 사전 준비를 했다는 것이다.
코미 전 국장은 정권 인수위나 대통령 취임식 직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면서 그가 FBI의 독립성을 이해하지 않거나 좋아하지 않는다고 느꼈는가 하면 자신을 위해 FBI 국장의 원칙을 굽히기를 바랐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한 측근은 이 때문에 코미 전 국장은 청문회를 준비하듯 이른바 '심사위원회'(murder board)'를 꾸려 만찬 독대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코미 전 국장은 가장 신뢰하는 소수의 측근과 진행한 이 준비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모욕하지 않으면서도 그가 제기하는 민감한 주제의 대화는 거부하는 연습을 했다고 한다.
한 측근은 WP에 "코미가 (민감한 질문에) 대답하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고집했다"며 "그는 수사의 독립성과 자기의 도덕적 잣대를 희생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확고했다. 그러나 동시에 대통령을 일부러 화나게 하려고는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WP는 "코미 전 국장은 만찬에 가기 전에 소수 측근과 예상 문답을 주고받는 연습을 했다"며 "추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역공을 당하지 않기 위한 일환"이라고 전했다.
실제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 의혹 사건의 '몸통'으로 의심받는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FBI 수사중단을 요청했다는 의혹을 받은 이날 만찬 회동 직후 대화 내용을 곧바로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록 코미 전 국장이 만찬 현장에서 대화를 적은 것은 아니지만, 만찬장을 나오자마자 자신의 차로 가 트럼프의 발언 내용을 정확히 적었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코미 전 국장을 전격으로 해임했다.
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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