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한국과 중국 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갈등으로 일본 관광업계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가까운 해외여행지로 중국 대신 일본을 택한 한국인들이 늘어나며 지난달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크게 증가했다.
20일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관광청이 전날 발표한 방일 관광객 통계를 인용해 지난달 일본에 온 한국인 관광객은 55만4천600명으로 작년 4월대비 56.8%나 늘었다고 밝혔다.
일본행 한국인 관광객의 증가율은 전체 외국인 관광객 증가율인 23.9%보다 2.4배 가량 높은 것으로, 국가별 집계에서도 가장 많았다.
중국인 관광객수는 52만8천800명으로 두번째로 많았지만, 관광객수 증가율은 2.7%에 그쳤다.
이 같은 경향은 1~4월을 기준으로 살펴봐도 마찬가지였다.
이 기간 일본행 한국인 관광객수는 작년 동기보다 30.8% 늘어난 226만8천200명으로, 국가별 통계에서 중국(217만7천500명·9.6% 증가)보다 많은 1위였다. 전체 외국인 관광객수 증가율은 16.4%였다.
일본행 한국인 관광객이 이처럼 크게 늘어난 데는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중국 내 반한(反韓) 감정이 커지면서 단기 해외여행 행선지로 중국이 아닌 일본을 택한 한국인들이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3월말 시점에서 여행사 하나투어를 통해 4월 일정, 5월 초 중국 여행 상품을 예약한 건 수는 1년 전보다 각각 44%, 36%나 줄었다.
모두투어의 4월 일정 중국 여행 상품의 예약 실적도 작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여기에 지속적인 엔화 약세도 한국 관광객의 일본행을 재촉했다.
원-엔 환율은 100엔당 1천원 안팎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엔저(低)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 위안부 한일합의를 둘러싸고 한일간 갈등이 심했지만, 이런 외교적 갈등이 일본 여행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한편 일본 관광청은 방일 외국인 관광객수가 지난 13일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1천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1천만명을 넘어선 시점은 작년보다 20일 이상 빠른 것으로, 관광청은 항공사의 국제노선 확충과 대형 크루즈선의 일본 기항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광청은 "중국인 관광객 증가가 둔화됐다"며 "방문 경험이 있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일본에 싫증을 내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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